게티이미지뱅크
세습 부자 비율 74%…세계 평균보다 2배 높아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와 자본시장 미성숙한 탓”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와 자본시장 미성숙한 탓”
한국의 억만장자 4명 가운데 3명은 재산을 상속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평균(30.4%)보다 두배나 높은 비율이다.
미국의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가 1996년부터 2015년까지 20년 동안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부자리스트 등의 억만장자 명단을 분석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10억달러(1조2천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부자는 30명이었다. 2005년 3명에서 10배 증가한 수치다.
이들 중 재산을 윗대에서 물려받은 이른바 세습 부자 비율이 74.1%였다. 이는 세계 평균 30.4%보다 2배를 넘는 수치다. 한국보다 세습 부자 비율이 높은 나라는 쿠웨이트와 핀란드(100%), 덴마크(83.3%)와 아랍에미리트(75%) 등 4개국 정도였다. 일본과 미국의 상속 부자 비율은 각각 18.5%와 28.9%였다. 피터슨 경제연구소는 “한국이 상속 부자가 많은 것은 한국의 경제 구조가 재벌 중심이고 아직 자본시장이 미성숙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상속 부자의 비중이 줄고 자수성가 부자의 비중이 느는 것이 현재의 추세”라고 했다. 자수성가형 부자는 1996년만하더라도 44.7%에 그쳤지만 2014년엔 69.6%를 차지했다.
조사에서는 세계 각국의 특색도 반영됐다. 최근 불황을 겪고 있긴 하지만 빠르게 경제성장을 한 중국은 2005년 2명에 그쳤던 억만장자가 지난해엔 213명으로 10년 만에 100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일본은 1996년 40명이던 억만장자가 2015년엔 한국보다 적은 24명으로 줄었다. 금융과 정보통신(IT) 분야가 발달한 미국은 2014년 기준으로 억만장자 가운데 금융 종사자 비중이 27%로 유럽(10%)보다 훨씬 높았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