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WSJ·가디언·BBC 등
“반부패운동 이중잣대”
“반부패운동 이중잣대”
6일 서방 언론들의 ‘파나마 페이퍼스’ 스캔들 보도가 일제히 중국을 겨냥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 영국 <가디언>과 <비비시>(BBC) 방송 등 주요 언론이 약속이나 한 듯 중국 고위층의 재산은닉 의혹과 리더십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가디언>은 중국 전·현직 지도부 9명의 친인척이 역외 회사를 이용해 온 사실이 ‘파나마 페이퍼스’를 통해 드러났다고 했다. 이미 알려진 시진핑 국가주석의 매형, 장가오리 상무위원의 사위, 류윈산 상무위원의 며느리 외에 자칭린 전 정협 주석의 손녀 재스민 리, 리펑 전 총리의 딸 리샤오린 부부, 공산당 총서기를 지낸 고 후야오방의 아들, 부패와 권력 남용으로 낙마한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의 아내 구카이라이, 쩡칭훙 전 부주석의 동생과 톈지윈 전 부총리의 아들 등이 역외 페이퍼 컴퍼니와 관련있는 것으로 소개됐다. 새로운 내용은 없지만, 중국 관련 사항을 상세하게 보도한 것이다. 신문은 “‘모색 폰세카’의 가장 큰 고객이 중국과 홍콩”이라며 “2015년 모색 폰세카는 중국·홍콩과 연관된 1만개 회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았고, 모색 폰세카 홈페이지를 보면 중국 8개 도시에 지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타임스>는 시 주석·장 상무위원·류 상무위원 가족 외에, 2007~2012년 상무위원 9명 가운데 최소 5명의 친인척 및 사업 파트너들도 해외 계좌와 연관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파나마 페이퍼스의 내용이 중국에서 특히 민감하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소득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스스로를 ‘평등의 챔피언’으로 묘사하려 해왔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 공산당은 당원들이 역외에 회사를 설립하거나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비비시> 역시 중국 공산당과 시 주석이 고위 공직자의 ‘청렴’을 강조해왔다며, 파나마 페이퍼스로 인해 중국의 리더십이 곤경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역외 계좌에 막대한 금액을 넣어둔 것은 시진핑의 가르침과 공산당 당규에 명백히 위배된다”고 꼬집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도부 일가의 파나마 페이퍼 의혹을 일축하면서 반부패 사정 작업을 선전하는 중국의 태도에 대해서도 “반부패 운동이 이중잣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중국인들의) 인식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공산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파나마 페이퍼스’ 스캔들에 대해 “서방의 음모”라고 비난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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