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단무덤 정보 수집 지시
수하르토에 최대 100만여명 희생
수하르토에 최대 100만여명 희생
인도네시아 정부가 1960년대 중반 ‘인도네시아 학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에 나섰다.
26일 <뉴욕 타임스>를 보면, 루훗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정치안보법률조정장관은 전날 밤 기자회견을 열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학살 희생자 집단무덤에 대한 정보 수집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1965년 10월 수카르노 전 대통령을 쫓아낸 수하르토 소장이 ‘공산당 박멸’을 내걸고 최소 수십만에서 최대 100만명 이상의 시민을 학살했다. 군부가 민간 반공 세력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무차별 학살을 선동했다. 이후 수하르토의 30년 독재가 이어졌고 학살 사건은 기록도, 조사도, 처벌도 없이 봉인됐다. 인도네시아 안팎에서 이 사건을 주목한 것 역시 미국 영화감독 조슈아 오펜하이머가 이 사건을 다룬 연작 다큐멘터리 <액트 오브 킬링>(2012)과 <침묵의 시선>(2014)을 선보인 이후다.
현재로서는 진상규명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정부 고위 당국자 상당수가 가해자였던 퇴역 장성 출신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4성 장군 출신의 루훗 장관도 지난 18일 콘퍼런스에서 정부의 공식 사과나 수사는 이뤄지지 않을 거라고 밝힌 데 이어,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오늘까지 단 하나의 집단무덤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인권단체인 실종자·폭력희생자위원회는 “많게는 40여구의 시신이 묻힌 집단무덤 16곳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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