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존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
4년전 지지율 1%에서 최근 11%로
제3당 돌풍 일으키나 주목
제3당 돌풍 일으키나 주목
미국 양대 정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도 싫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도 싫다는 유권자들이 제3 정당인 자유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1%도 득표하지 못했던 자유당 후보가 이번 대선 여론조사에서 15% 이상을 득표해 1992년 로스 페로(무소속) 이후 24년 만에 처음 텔레비전 토론회에 참가하는 제3 후보가 될지도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미 자유당은 29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게리 존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를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했다. 존슨 전 주지사는 55.8%의 득표율로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부통령 후보에는 트럼프를 나치에 비유한 바 있는 윌리엄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내세웠다.
1971년 창당한 자유당은 정부 역할을 최소화하고 자유경쟁을 최우선 가치에 둔다. 사회적 이슈에는 자유주의, 재정 문제에는 보수주의 성향이 강하다. 이번 대선에선 감세와 관료주의 철폐, 마리화나 합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자유당은 양당제 전통이 강한 미국에서 존재감이 미미했으나, 올해 들어 신규 당원 수와 후원액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사업가 출신 존슨 전 주지사는 지난 대선에도 자유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전국 득표율 0.99%(127만표)에 그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선 상황이 사뭇 다르다. <뉴욕 타임스> 보도를 보면, 존슨 전 주지사는 지난 봄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10~11%를 기록했다. <엔비시>(NBC)와 <월스트리트 저널>의 이달 설문조사에서는 등록 유권자의 47%가 “트럼프와 클린턴이 지명된다면 제3 정당 후보 지지를 고려할 수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토론위원회가 지정하는 5개 전국 여론조사에서 15%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면, 공식 대선후보 텔레비전 토론에 참가할 수 있다. 존슨은 언론 노출이 많아질수록, 샌더스를 지지하는 젊고 진보적인 민주당 유권자들과 트럼프의 무역전쟁을 우려하는 전통적 공화당 유권자 등 양당 모두에서 이탈한 유권자들이 넘어올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의 삶은 좋다”는 낙관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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