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8월말까지 테러 주의보
축구·종교 등 다중 행사 잇따라
축구·종교 등 다중 행사 잇따라
프랑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등 올여름 유럽에서 열리는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미국이 자국민들에게 테러에 주의하라는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프랑스는 유로 2016이 예정된 경기장 밖에서 실전을 방불케하는 대테러 훈련을 실시하는 등 테러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미국 국무부는 31일 올여름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자국 여행객들에게 ‘잠재적 테러 위험’에 주의하라는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국무부는 유럽 전역에서 주요 행사·관광지·음식점·상업시설·대중교통을 겨냥한 테러가 우려된다며 오는 8월31일까지 경보가 유효하다고 밝혔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행사들과 관련하거나 특정 지역에서 믿을만한 테러 위협에 대한 정보를 가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여행경보를) 발령했다”고 말했다.
유럽축구연맹에 따르면, 유로 2016은 6월10일~7월10일 프랑스 10개 도시를 돌며 51개 경기가 치러진다. 축구 강호들이 몰려있는 유럽에서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국가 대항전인 만큼 유럽은 물론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유로 2016 관중은 25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100만명 이상이 프랑스를 찾는 외국인 축구팬일 것으로 추산된다. 프랑스 뿐만 아니라 대규모 응원전이 열리는 유럽 각국의 도시들도 테러 우려 지역에 속하기 때문에, 유럽 전역이 여행경보 대상 지역에 포함됐다.
프랑스는 이미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이후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7월까지 유지하기로 한 바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최근 “유로 2016의 가장 큰 위협은 테러”라며 각별한 경계를 촉구했다. 프랑스 전역에 9만여명의 안전 요원이 배치되고, 강도높은 대테러 훈련도 실시된다. 31일 리옹의 뤼미에르 경기장 밖에서는 배우들이 테러리스트와 희생자 연기를 하는 가운데, 대테러 경찰과 소방관 및 의료진 등이 실제상황을 염두에 두고 훈련을 진행했다.
유로 2016 이외에 7월2~24일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자전거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 역시 테러 위험이 높다. 7월26~31일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열리는 가톨릭 ‘세계 청년의 날’도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이 행사에 250여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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