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종군 사진기자 길키 사망…아프가니스탄 미국기자 첫 희생

미국 공영라디오 <엔피아르>(NPR)의 베테랑 종군 사진기자 겸 비디오 편집기자인 데이비드 길키(50)

에미상을 수상한 미국 공영라디오 <엔피아르>(NPR)의 베테랑 종군 사진기자 겸 비디오 편집기자인 데이비드 길키(50)가 5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에서 포격으로 숨졌다. 아프간에서 지금까지 24명의 기자가 목숨을 잃었으나, 미국 기자가 숨진 것은 처음이다.

길키는 이날 통역이자 아프간 사진·취재기자인 자비훌라 타만나(38), 아프간군, 운전기사와 함께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에서 이동하던 중 차량이 포격을 당해 4명 모두 숨졌다. 다른 차량에 타고 있던 <엔피아르>의 톰 바우먼 기자와 모니카 에브스타티에바 피디는 목숨을 건졌다.

길키는 2001년 9·11테러 이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전쟁과 내전 지역을 넘나들며 발군의 취재 역량을 발휘해왔다. 2007년 ‘에미상’ 뉴스·다큐멘터리 부문, 2010년 ‘조지 포크 상’ 등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2011년에는 생애 9번째로 백악관사진기자협회 ‘올해의 스틸사진기자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국제분쟁·자연재해를 취재한 공로를 인정받아 ‘에드워드 머로 상’의 영예도 안았다.

마이클 오레스키스 <엔피아르> 보도국 부사장 겸 편집국장은 “데이비드는 대중이 이런(이라크·아프간) 전쟁의 참상을 목격하고 파악하는 데 헌신했다”며 “인류의 한 사람이자 사진기자로서 데이비드는 자신이 가진 모든 인류애를 발휘했다. 그는 우리로 하여금 그의 눈을 통해 세계를, 서로를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추모했다.

전정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