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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2012년 뉴욕 지하철 한인 살해 용의자 무죄 판결

등록 2017-07-18 11:58수정 2017-07-18 14:20

시비 끝에 한인 남성 선로로 떠밀어 숨지게
“술취한 고인이 먼저 위협” 정당 방위 주장
뉴욕 대법원, 살해 고의성 ‘증거 불충분’ 판단
지난 2012년 12월3일 뉴욕의 한 지하철역에서 니암 데이비스(오른쪽)와 한기석(왼쪽)씨가 실랑이를 하고 있는 모습. 이 직후 데이비스가 한씨를 선로로 떠밀었고, 한씨는 지하철에 치여 숨졌다. 다음날 <뉴욕포스트>가 한씨가 지하철에 치이기 직전 플랫폼에 매달려 있는 사진을 1면에 게재하면서 국제적으로 공분을 자아냈다. 뉴욕포스트 영상 갈무리.
지난 2012년 12월3일 뉴욕의 한 지하철역에서 니암 데이비스(오른쪽)와 한기석(왼쪽)씨가 실랑이를 하고 있는 모습. 이 직후 데이비스가 한씨를 선로로 떠밀었고, 한씨는 지하철에 치여 숨졌다. 다음날 <뉴욕포스트>가 한씨가 지하철에 치이기 직전 플랫폼에 매달려 있는 사진을 1면에 게재하면서 국제적으로 공분을 자아냈다. 뉴욕포스트 영상 갈무리.
2012년 12월4일치 미국 <뉴욕포스트> 1면에 충격적인 사진 한장이 실렸다. 뉴욕 지하철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한 남성이 다가오는 열차를 바라보며 플랫폼에 필사적으로 매달려 있는 사진이었다. 한인 한기석(당시 58살)씨로 밝혀진 이 남성은 우연히 현장을 목격한 사진작가한테 마지막 모습이 찍힌 직후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미국과 한국은 물론 국제적으로 공분이 일었고, 한씨를 선로로 떼민 시에라리온 출신 나임 데이비스(34)는 2급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17일(현지시각) 뉴욕 대법원이 데이비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마크 드와이어 판사는 3주간 증인 30여명을 출석시킨 가운데 심리를 진행하고 나흘간의 숙의를 거쳤다. 데이비스와 변호인은 사건 직후부터 ‘정당 방위’를 주장해왔고, 배심원단은 “검찰이 데이비드의 행동에 정당성이 없다는 걸 입증하지 못했다”며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평결을 내렸다. 데이비스는 판결 이후 “자유에 감사한다”며 “만일 당신이 일을 하고 직업이 있고 옳은 일은 한다면, 법은 당신 편에서 작동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뉴욕포스트>가 전했다.

데이비스는 체포될 때부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지하철에서 한씨와 부딪힌 뒤, 술에 취한 한씨가 자신을 쫓아오면서 욕설을 하고 어깨를 잡아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두 명의 목격자는 술에 취한 사람(한씨)이 데이비스를 향해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증언했다. 변호인은 이를 근거로 한씨를 선로로 밀친 데이비스의 행위가 “이성적이고 정당방위 차원의 행동”이었을 뿐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목격자 증언을 토대로 한씨가 데이비스를 손으로 붙잡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데이비스가 설사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해도 물리력을 사용하지 않을 여지가 있었고, 선로가 아닌 다른 쪽으로 밀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는 주장이었다. 한씨가 지하철에 치여 피를 흘리는 상황을 보고도 데이비스가 커피 등 자신의 물품을 조용히 챙겨 현장을 떠난 것 등도 살해의 고의성을 입증할 증거로 제시됐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레천 페일 배심원장은 재판 뒤 기자들한테 “대부분 혐의에 대해 증거가 부족했다”며 “우리들(배심원) 대다수가 숙의를 시작할 때부터 검찰 쪽이 피고의 행동에 정당성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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