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한국·영국 등 철수 움직임”
이라크에 병력을 파견중인 국가들이 내년중 대거 병력을 감축할 계획이며, 이 계획이 실행되면 미군을 제외하고 현재 2만2천명인 다국적군 숫자는 25%에서 최대 5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23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유럽언론들의 보도를 인용해, 이라크에 가장 많은 병력(8500명)을 파견중인 영국이 이르면 내년 중반부터 단계적 철군을 시작하는 ‘철수전략’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내년에 병력 철수 가능성을 언급하는 건 전적으로 타당하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두번째로 많은 3200명을 파견중인 한국은 지난주 10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혀, 조지 부시 미 행정부를 놀라게 했다. 한국은 내년중 더 많은 병력을 감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네번째로 많은 3000명을 파견한 이탈리아도 내년 상반기부터 300명 단위로 철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5위 파병국인 폴란드는 1500명의 병력 중 1/3 이상을 내년 2월부터 감축할 계획이다. 여섯번째인 우크라이나는 올해 말까지 900명의 병력이 이라크를 떠난다.
또 불가리아가 12월15일 이라크 선거 이후 400~450명의 병력을 철수할 예정이며, 일본 자위대 500명이 내년 5월 철수하면 일본 병력을 경호하는 오스트렐리아 병력 450여명도 내년 중반쯤 철수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이런 철수 움직임 속에서 내년 말까지 병력을 계속 주둔시키겠다고 밝히고 있는 나라는 그루지아(550명)와 루마니아(730명), 덴마크(530명) 정도에 불과하다.
<워싱턴포스트>는 “(각 나라의 병력철수에 관한) 언론보도가 모두 정확하다면 내년중 2만2천여명의 다국적군 중 25% 이상이 감축될 것”이라며 “영국이 철군을 한다면 감축 비율은 50% 이상에 달할 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런 다국적군의 감축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전은 앞으로 수십년 동안 더 계속될 것이며, 미국과 영국군은 오랫 동안 이라크 수렁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영국의 안보연구기관인 ‘옥스퍼드 리서치 그룹’이 23일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이라크 점령으로 새로운 인력과 자금이 알카에다로 흘러들고 있다며, 이라크전은 “미국이 알카에다에 준 선물”이라고 지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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