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이 한국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최근의 황우석 사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교황청 생명학술원장 엘리오 스그레치아(77) 주교는 최근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창영 신부와 서면으로 한 신년특별대담에서 “한국 사회가 생명윤리에 반대해서 자신의 이익을 선택한 것은 위험한 일이고, 브레이크 없이 비탈길을 질주하는 것과 같다”면서 “한국 정부는 거짓된 약속이 아니라 진정한 희망을 추구하라”고 말했다고 28일 가톨릭신문사가 전했다.
교황청 생명학술원은 생명윤리에 관한 문제를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세계의 생명문화 육성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된 기구다.
스그레치아 주교는 이 대담에서 황우석 사태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배아줄기세포를 얻기 위해 인간 배아를 파괴하는 특권을 ‘과학의 권리’로 요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런 연구를 하기 위해서 허가를 받고 돈을 얻기 위해서 거리낌 없이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 그들의 광적인 열의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배아줄기세포 연구 성과는 빈약할 뿐 아니라 임상 적용에 엄청난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환자의 몸에서 채취해 아무런 면역 거부반응 없이 투여할 수 있는 성체줄기세포는 손상된 세포와 장기를 치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며 “한국 사회가 인간 배아를 파괴하는 안이한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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