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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03 17:48 수정 : 2019.11.04 02:31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이 1일 아이오와주에서 지지자들에게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오로크 “선거운동 지속할 수단 없어”
초반 돌풍 뒤 지지율·자금 확장 못해

해리스, 캠프직원 줄이고 아이오와 집중
카스트로 캠프도 인원 줄일 채비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이 1일 아이오와주에서 지지자들에게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때 ‘제2의 오바마’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던 베토 오로크(47) 전 하원의원이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을 중도 포기했다. 한 자리 수 지지율을 못 벗는 나머지 주자들 10여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오로크는 지난 1일 온라인 포스팅을 통해 “국가에 대한 나의 봉사는 대선 후보자로서가 아닐 것”이라며 “이 사실을 지금 인정하는 게 캠프 사람들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고, 한 후보를 중심으로 뭉쳐야 하는 우리 당에 이익이며 우리나라에도 이익”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아이오와주에서 지지자들에게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우리는 이 시점에서 이 선거운동을 성공적으로 지속할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울면서 오로크를 끌어안았다.

오로크의 경선 포기 선언은 지지율 정체와 선거자금 모금 저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텍사스주에서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에 도전해 불과 3%포인트 차로 석패하면서 ‘샛별’로 급부상했다. 지난 3월 대선 도전을 선언한 첫날 610만 달러(약 71억원)를 끌어모았다. 소액기부로 돈을 모으고, 직접 걸어다니며 유권자들을 만나는 ‘뚜벅이 유세’와 ‘테이블 위 연설’로 주목받았다. 치과 방문 모습 등을 라이브 스트리밍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지지층이 그를 응원했다.

하지만 그는 지지세를 더 확장하지 못하고 2%대 지지율에 머물렀고, 선거자금 모금도 부진했다. <폴리티코>는 그가 지지자들을 조직화할 기반을 갖추지 못했고, 소셜미디어 운동 방식을 과신했으며, 민주당 주자들의 첫 텔레비전 토론(6월)에서도 밀렸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오로크 지지자의 76%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에게 만족감을 보인 점을 들어, 조 바이든 전 부통령(67%)이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66%)보다 워런이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분석했다.

오로크의 중도 하차는 민주당의 다른 중하위권 주자들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여론조사에서 1~4위를 형성한 바이든과 워런, 샌더스,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밴드 시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14명은 지지율이 4%대 미만이다. <더 힐>은 첫 경선인 내년 2월3일 아이오와주 코커스가 다가올수록 주자들이 동력을 더 확보하느냐, 관두느냐의 압박에 놓였다고 짚었다.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자금난에 쪼들리자 최근 캠프 직원을 줄이고 나머지를 아이오와주로 파견해 ‘첫 바람몰이’에 집중하기로 했다.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 장관 캠프의 고위 참모는 지난 2일 참모들에게 새 일자리를 구해도 좋다고 말했다고 한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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