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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18 16:17 수정 : 2019.11.19 02:3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AF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 향해 트위트
“나는 당신이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줄 유일한 사람”

“곧 보자!”며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도 내비쳐
한-미 공중훈련 연기만으로 북한 대화 나설지는 미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신속하게 움직여서 합의를 이뤄야 한다’며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한-미가 이달 중 실시하려던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뒤 나온 메시지여서, 지난달 초 스웨덴 실무협상 결렬 뒤 주춤한 북-미 대화에 다시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미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미친 개는 한시바삐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한다”고 비난했다는 한 케이블 텔레비전 진행자의 트위트를 끌어다 놓고 자신의 견해를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이름은 생략한 채 “위원장님, 조 바이든은 졸리고 아주 느릴 수는 있지만 ‘미친 개’는 아니다. 그는 사실상 그보다는 어느 정도 낫다”고 적었다. 이어 “그러나 나는 당신이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당신은 빨리 행동해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곧 보자!”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형식과 내용에서, 김 위원장을 “살인적인 독재자”로 비난하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롱하면서 자신만이 김 위원장과 대화를 통해 북한에 ‘더 밝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대조시키려는 의도가 강해 보인다. 하지만 시점상 정경두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타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을 발표한 지 10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극도로 거부감을 보여온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해 미국도 성의를 보인 만큼 북한도 조속히 대화에 나서라고 직접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곧 만나자”는 말은 정상 간 우호 관계를 강조하면서 3차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돼, 그에 앞서 연내 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면서 올 연말을 시한으로 제시해왔고,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또한 북한과의 관계 악화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두 정상 모두 체면을 구기지 않으면서 대화 판을 이어가는 게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북-미가 다시 마주 앉기 위해서는 양쪽의 태도 변화가 관건이다. 미국은 한-미 연합훈련 연기를 “외교적 노력과 평화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선의의 조처”(에스퍼 국방장관)라고 강조하며 북한에 “상응하는 성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에 “대북 적대시 정책의 완전 철회”를 선결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훈련 연기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트만으로 대화 테이블로 선뜻 복귀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미국은 지난달 스웨덴 실무협상 결렬 뒤 북한에 협상 재개를 요구하고 있으나, 현 단계에서 대북 경제 제재 해제나 완화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트는 ‘빨리 결정하라’고 김 위원장을 압박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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