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25 16:08
수정 : 2019.11.26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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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각)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으로부터 사임을 요구받고 물러난 리처드 스펜서 해군장관.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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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다루는 방식 맘에 안 들어”…스펜서 해군장관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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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각)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으로부터 사임을 요구받고 물러난 리처드 스펜서 해군장관.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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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범죄 혐의로 기소된 해군특전단(네이비실) 소속 군인에 대한 처리 문제로 백악관과 마찰을 빚어온 리처드 스펜서 미국 해군장관이 24일(현지시각) 결국 경질됐다.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은 이날 스펜서 해군장관이 에드워드 갤러거 원사 문제를 다루는 데서 신뢰를 상실했다며 스펜서 해군장관에게 사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스펜서 해군장관은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사안은 갤러거 원사가 이라크 파병 당시 10대 포로의 주검 옆에서 사진을 찍은 혐의에 유죄를 인정받은 뒤 해군이 갤러거 원사를 네이비실에서 제명하려 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반대하면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트위터에 “해군은 갤러거의 삼지창 핀(네이비실 상징)을 빼앗지 못할 것”이라고 올리자, 스펜서 해군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트를 명령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군 통수권자와 일선 지휘부가 공개적으로 충돌한 것이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에스퍼 장관이 스펜서 해군장관에게 경질을 통보한 사실을 알리고, “갤러거 원사 문제를 다루는 해군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갤러거는 네이비실로서 명예를 지키며 평온하게 퇴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스펜서 해군장관은 공식 라인을 거치지 않고 백악관에 ‘갤러거 원사가 네이비실의 현재 계급을 유지한 채 퇴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고 제안했다”며 “그는 예전에 나와 논의할 때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 국방부의 고위 관료로서 신의가 부족한 것”이라고 밝혔다. 스펜서 해군장관이 자신을 건너뛰고 백악관과 거래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에스퍼 장관 또한 트럼프 대통령처럼 갤러거 원사가 네이비실 계급을 유지할 것을 지시했다고 국방부 대변인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스펜서 해군장관을 에스퍼 장관이 나서서 경질한 셈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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