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02 18:21
수정 : 2019.12.03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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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공급하게 될 ‘시베리아의 힘’ 파이프라인 공사 모습. 가스프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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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연장 3천㎞, ‘시베리아의 힘’
개통식에 양국 정상 화상 연결
시베리아 천연가스 중국으로 직송
중-러 ‘물적 연계’…전략적 협력 확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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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공급하게 될 ‘시베리아의 힘’ 파이프라인 공사 모습. 가스프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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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공급하게 될 초대형 파이프라인이 공식 개통됐다. 미국의 패권에 맞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해온 중-러 관계가 ‘물적 연계망’까지 갖추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2일 러-중을 잇는 파이프라인인 ‘시베리아의 힘’이 개통 행사를 열고, 이날부터 동시베리아 지역에서 생산된 천연가스가 중국으로 운송된다고 보도했다.
옛소련 몰락 이후 최대 규모의 에너지 관련 사업으로 총연장 3천㎞에 이르는 ‘시베리아의 힘’은 이르쿠츠크와 사하(야쿠티아) 등지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블라디보스토크를 비롯한 러시아 극동지역과 중국으로 공급하기 위해 건설됐다. 러-중 접경지역인 아무르강(헤이룽장)에 접한 블라고베셴스크와 헤이허를 거쳐 들어온 파이프라인은 헤이룽장~지린~랴오닝~허베이~산둥~장쑤를 거쳐 상하이까지 연결된다.
중-러가 파이프라인 건설에 전격 합의한 시점은 2014년 3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합병한 지 불과 2개월 만인 그해 5월이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켜보는 가운데 양국 국영 에너지 회사인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는 한해 380억㎥의 천연가스를 향후 30년 동안 공급하기로 하는 4천억달러(약 473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크림반도 합병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로선 중국과의 초대형 계약이 ‘활로’가 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중국으로선 팽창하는 경제에 발맞춰 안정적인 천연가스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 수입원 다변화란 효과를 챙겼다. 지난해 중국은 1225억㎥ 규모의 천연가스를 수입했으며, 대외의존도가 45%에 이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이 2020년께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입국으로 부상할 것이며, 2024년까지 세계 천연가스 수요의 4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베리아의 힘’ 개통으로 중-러의 ‘물적 연계’까지 갖추면서,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이 군사·외교는 물론 경제 분야까지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두 나라는 이미 몽골을 통하는 제2의 파이프라인 건설 계획을 논의 중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러 교역액은 지난해 870억달러에서 올해 사상 처음으로 1천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며 “천연가스 수입 확대에 따라 2024년까지 2천억달러까지 올라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고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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