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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04 18:19 수정 : 2019.12.05 02:43

3~4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2017년 “화염과 분노” 이후 안 쓰던 말 꺼내
“북, 대화 안 나오고 미사일 발사하는 데 답답함 토로”
북한 반응에 따라 북-미 갈등 수위 달라질 듯
비건 대표 “대북 협상 포기하지 않을 것”

3~4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의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북-미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방사포 발사와 대미 담화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해 긴장이 고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북한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최근 2년간 자제해온 표현을 입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러 번 만났는데도 북한은 왜 핵 프로그램을 지속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그는 물론 로켓 발사를 좋아한다. 그래서 내가 그를 ‘로켓맨’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그동안 가져보지 못한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갖고 있다. 우리가 그걸 사용할 필요가 없기를 바라지만,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에 무게를 두면서 비핵화 약속 준수를 촉구하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연말이 다가오도록 비핵화 협상에 진척은커녕 북한의 저강도 반발과 공격적 담화가 이어지는 데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계획적으로 한 발언은 아니라고 본다”며 “북한이 미사일을 지속적으로 발사하고, 대화에 나오지 않는 것에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협상 지속을 어렵게 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에 대한 견제 목적으로 보인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탄핵 이슈를 잠재우고 공화당 내부를 결집시키는 효과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북한과 대결 국면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타격이다. “세계 최강 미군”을 언급함으로써 북한에 탄도미사일이나 핵실험 등과 같은 ‘레드 라인’을 넘지 말 것을 경고하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북-미 긴장 수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렸다. 북한으로서는 군사력 언급에 자극받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해제 등은 내놓지 않고 “비핵화부터 하라”는 태도를 재확인한 점도 실망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북한이) 이전의 도발적인 단계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그간 쌓아온 관계를 깨뜨리고 파국으로 가는 것에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연말이나 연초에 북-미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비건 대표는 이날 한국국제교류재단 워싱턴사무소 송년 행사에 참석해 “현시점에서 희망했던 만큼 많은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면서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고, 우리가 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말하는 ‘연말 시한’에 대해 “그건 북한의 데드라인이지 우리가 설정한 게 아니다”라며 의미를 낮추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노지원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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