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23 20:47
수정 : 2019.12.24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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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베이징/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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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시진핑 55분 회담】
반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정상
정의용·김현종 등 모두 회담 배석
양국 신뢰 재확인…25분 길어져
회담 뒤엔 1시간 오찬, 논의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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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베이징/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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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예정된 시간을 넘겨 오찬까지 2시간 넘게 진행됐다. 북-미 대화 중단에 따라 한반도에서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엄중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인민대회당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인민해방군 의장대를 사열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은 이번이 여섯번째로, 가장 최근엔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만남 이후 6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의 방중 정상회담은 2017년 12월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장인 동대청 들머리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문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어 두 정상은 밝은 표정으로 번갈아 3개씩 놓인 태극기와 오성홍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뒤 회담장으로 들어섰다. 반년 만에 만난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덕담을 주고받으며 상호 신뢰를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머리발언에서 “중국에 올 때마다 상전벽해와 같은 중국의 발전상에 놀란다. 중국 국민들의 성취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맹자>의 한 구절을 인용해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고 했다”며 “한·중은 공동 번영할 천시와 지리를 갖췄으니 인화만 더해지면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고 덕담을 건넸다. 하늘의 때, 땅의 이로움, 사람의 화합을 뜻하는 이 구절은 지난해 11월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먼저 언급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한-중 관계를 중시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시 주석의 지난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중·한 양국은 줄곧 긴밀하게 협력을 해온 친구이자 동반자”라며 “양자 관계를 더욱 잘 발전시키고 지역 평화, 안정, 번영을 촉진하며,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체제 수호 등의 방면에서 폭넓은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시 주석은 특히 “현재 보호주의, 일방주의와 패권 행위가 글로벌 거버넌스를 교란해 전세계 평화와 안정에 위협을 주고 있다”며 “중국은 책임있는 대국으로서 각국과 호혜 평등을 견지하며 인류공동체 구축에 주력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를 작심 비판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시 주석은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 “협력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싸우면 모두에게 상처가 남는다”며 “충돌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홍콩·신장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란 설명을 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잘 들었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11시30분 시작된 회담은 동시통역으로 30분 남짓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낮 12시25분까지 이어졌다. 두 정상이 나눌 대화 내용이 적지 않았다는 방증인 셈이다. 특히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박철민 외교정책비서관,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북핵 관련 외교·안보라인이 모두 회담에 배석해 눈길을 끌었다. 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1시간 남짓 업무오찬을 함께 하며 양국 간 현안에 대한 긴밀한 논의를 이어갔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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