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다.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하는 가운데 이뤄진 전격적인 방미다.
이 본부장은 이날 낮 워싱턴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방문 목적과 일정 등에 관해 “지금 말하면 안 된다”며 입을 다문 채 공항을 떠났다.
이 본부장은 며칠 간 워싱턴에 머물며 그의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은 최근 북한 행동의 의도와 대응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경제협력에서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 등이 다뤄질지 주목된다. 미 국무부는 지난 16일 논평에서 “미국은 남북관계에 관한 한국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북한을 제재하는 기존의 행정명령들을 1년 더 연장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8년 발동된 행정명령 13466호와 그 뒤 확대돼온 5건 등 모두 6건의 대북 제재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의회에 통보하고 연방관보에 게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통지문에서 “한반도에서 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분열 물질의 존재와 확산의 위험은 미국의 국가안보와 외교정책에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연장은 첫 행정명령 13466호가 발동된 2008년 6월26일 이후 매년 6월 하순마다 이뤄져왔다. 이번에는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때와 시점이 맞물렸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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