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 1월15일 덜레스국제공항을 통해 워싱턴에 도착한 모습. 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미국을 방문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현지시각)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대북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가 한반도 위기를 가라앉힐 해법을 찾아냈을지 주목된다.
지난 17일 워싱턴에 도착한 이 본부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비건 부장관 등 미 행정부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만남은 국무부 청사가 아닌 외부에서 이뤄졌다.
북한 문제를 다루는 한-미 외교라인 책임자인 이 본부장과 비건 부장관은 최근 북한의 남북관계 단절 행동을 평가하고 향후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막을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남북 통신채널들을 전면 폐기한 데 이어 개성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비무장지대에 군 재배치 등 군사행동까지 예고하며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본부장과 비건 부장관이 한반도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남북 경제협력 사업 등과 관련한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해서도 조율했을지 주목된다. 한국은 올해 들어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북한 개별관광 등 독자적인 남북 협력사업에 속도를 내고자 해왔다. 미국은 그동안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 비핵화는 발맞춰 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사실상 남북관계에 속도조절을 요구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미 국무부는 그러나 북한이 개성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직후 “미국은 남북관계에 대한 한국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비건 부장관을 만난 것은 지난 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그의 이번 방미는 몇 주 전부터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한반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는 상황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본부장은 지난 17일 워싱턴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부터 언론에 “지금은 말하면 안 된다”며 발언을 자제했고, 방미 기간 중에도 언론 노출을 피하며 극도로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본부장은 19일 오후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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