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0일 바이든 취임 앞둔 풍경
무장시위 가능성에 긴장 고조
백악관 길목마다 군용차·트럭
무장시위 가능성에 긴장 고조
백악관 길목마다 군용차·트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을 나흘 앞둔 16일(현지시각) 워싱턴 연방 의사당 앞에 버지니아 주방위군이 도착하고 있다. 지난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미 연방수사국(FBI)이 워싱턴과 50개 주에 추가적인 무장시위 위협을 경고한 가운데, 취임식 당일 워싱턴에 최대 2만5000명의 주방위군이 투입된다. 워싱턴/게티 AFP 연합뉴스
“이라크·아프간보다 워싱턴에 훨씬 많은 미군 있다.” 토요일인 이날 바이든 당선자의 취임식이 열릴 의사당, 그가 입성할 백악관, 그리고 두 지점을 연결해 서쪽까지 더 이어지는 내셔널몰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조차 힘들었다. 워싱턴과 인근 버지니아주를 연결하는 4개의 다리 중 하나가 지난 15일 양방향 봉쇄됐고, 나머지도 19일부터 취임식 이튿날인 21일까지 완전 차단된다. 지하철은 16일부터 21일까지 백악관~내셔널몰~의사당 일대 13개 역을 무정차로 통과한다. 바이든 취임식은 애초에도 코로나19 때문에 대면 행사를 줄이고 참석자를 최소화한 채 대부분 화상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6일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는 워싱턴 일대의 경계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올려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을 나흘 앞둔 16일(현지시각) 오후, 취임식이 열릴 워싱턴의 연방 의사당이 약 200m 전부터 철망으로 막혔다. 철망 너머로 무장한 주방위군과 군용 트럭 등이 보인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16일 오후(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인근 도로가 철망으로 차단됐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총 든 군인들이 철저 출입통제 “이런 광경 처음“ “이건 미국 아냐” 백악관과 의사당을 연결하는 약 2㎞, 왕복 8차로 도로인 펜실베이니아애비뉴는 이날 일반인에도 개방돼 있었다. 총기나 가스류 등 위험물질 없이 경찰의 검색대를 통과하는 경우에 한해서다. 이 길은 취임한 대통령이 퍼레이드를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의사당은 평소 일반인들이 건물까지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지만, 이날은 건물 약 200m 앞부터 철망이 가로막고 있었다. 의사당 동서남북 모두 철망이 둘러쌌다. 철망 안쪽에는 총기를 든 주방위군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시민들은 의사당에 배치된 군인의 모습이 신기한 듯 부지런히 사진을 찍어댔으나, 표정들은 생각이 많아 보였다. 워싱턴에 산다는 한 40대 남성은 “4년 전 트럼프 취임식 때도 철망이 있긴 했지만 한참 저 안쪽이었다. 사람들은 어디든지 갈 수 있었다”며 “말도 안 된다. 전혀 미국으로 보이질 않는다. 유령도시 같다”고 말했다. 의사당 앞 경찰은 “취임식날 펜실베이니아애비뉴는 일반인에 차단될 거고, 의사당 근처로 와봤자 잘 보이지도 않는다”며 “텔레비전으로 보는 게 최고”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워싱턴 경비 상황은 ‘워싱턴에 올 생각도 마라’는 메시지 같았다.

16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백악관으로 향하는 길목을 트럭이 막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16일 오후(현지시각) 워싱턴의 미국 국무부 청사 주변을 무장한 군인들이 지키고 있다. 워싱턴/ 황준범 특파원

16일 오후(현지시각) 워싱턴 연방 의사당이 철망으로 차단된 가운데, 비밀경호국 경찰들이 그 앞을 지키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16일 오후(현지시각) 워싱턴 내셔널몰이 철망으로 일반인들에게 원천봉쇄돼 시민들이 멀리서 워싱턴기념탑을 바라바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연재바이든 정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