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7일(미국 시각) 오전 통화를 하고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뒤 처음 이뤄진 미-일 정상 통화는 일본 시각 28일 이른 새벽에 30분 가량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정책 문제와, 일본과 미국이 함께 마주할 국제적 도전과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서 평화와 번영의 주춧돌(코너스톤)로서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백악관은 또 “두 정상은 센카쿠 열도를 포함해 미-일 안보조약 제5조에 따른 미국의 흔들림 없는 일본 방위 약속을 논의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에 확장된 억지력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중국과 북한을 포함한 지역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납북자 문제의 조기 해결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두 정상은 코로나19 대유행 억제와 기후변화 대처, 공동 가치와 글로벌 안보·번영 증진을 위한 대응에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통화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취임을 축하하고 일-미(미-일) 동맹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일치했다. 또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 실현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에도 일치했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과 관련해서도 협의했으나 일본 정부 관계자가 “상세한 설명은 삼가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일본은 도쿄올림픽 개최를 위해 미국 정부의 지지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인데, 스가 총리는 “이번에 도쿄올림픽 관련 대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이번 통화에서 두 정상은 서로를 ‘요시’, ‘조’라고 부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요시’는 스가 총리의 이름인 ‘요시히데’에서 앞부분을 딴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선 성을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데, 친근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름을 부르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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