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1회전 경기에서 일본의 오사카 나오미 선수가 라켓을 휘두르고 있다. 파리/EPA 연합뉴스
여자 테니스 세계 랭킹 2위인 일본의 오사카 나오미(24) 선수가 프랑스 오픈에서 기자회견을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오픈을 포함한 4대 대회 주최 쪽이 기자회견을 계속 거부할 경우 ‘출전 정지’ 처분을 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롤랑가르스(프랑스 오픈 공식 명칭)는 4대 대회의 다른 주최 쪽과 연명으로 30일(현지 시각) “나오미 선수가 미디어 계약(기자회견 참석)을 지키지 않아 1만5000달러(약 1600만원) 벌금을 부과했다”는 성명을 냈다. 또한 “그랜드 슬램(4대 대회) 규칙의 핵심은 선수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미디어에 관여하는 것”이라며 “토너먼트 동안 미디어 규칙 위반이 반복되면 (프랑스 오픈에서) 실격될 수 있으며 더 큰 벌금과 미래 그랜드 슬램 출전 정지도 할 수 있는 조사를 촉발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오사카 선수는 앞서 지난 27일 트위터에 “프랑스 오픈 때 어떤 기자회견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나는 (기자회견 때) 사람들이 선수들의 정신건강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느껴왔다. 이전에도 몇번이나 나왔던 질문을 다시 받는다든지 우리들(선수들)의 마음을 의심하는 듯한 질문을 받는데, 나는 나를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나를 노출할 마음이 없다”는 글을 올렸다. 오사카 선수는 “시합에서 진 뒤 힘이 빠진 모습으로 기자회견장에 앉아 있는 선수들 모습을 많이 봤다”고도 적었다.
오사카 선수는 30일 프랑스 오픈 첫날 단식 1회전에서 패트리샤 마리아 티그(63위·루마니아)를 2-0으로 꺾었다. 1회전 뒤 코트 위에서 진행되는 텔레비전 중계용 짧은 인터뷰에만 응했다. 그는 1회전 경기를 마친 뒤 트위터에 “분노는 이해가 부족해서 나온다. 변화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글을 올렸다.
오사카 선수는 지난 2018년 미국 유에스(US) 오픈에서 미국의 세리나 윌리엄스를 꺾고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했으며, 미국 오픈과 오스트레일리아 오픈에서 2차례씩 통산 4차례 메이저 대회 우승을 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우승한 유에스 오픈 여자 단식 때는 ‘조지 플로이드’ 등의 이름이 새겨진 마스크를 쓰고 나와 인종차별에 항의했다. 오사카 선수는 아이티 출신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학교는 주로 미국에서 다녔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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