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중·러 한자리 ‘동북아 경제포럼’ 제안
남·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민·관이 한자리에서 동북아시아의 경제협력을 논의한 드문 행사가 열렸다. 지난달 24일 북-중-러 국경 부근의 연해주 하산에서 ‘동북아 및 남북 경제공동체 기반 구축을 위한 두만강유역 협력 방안’을 주제로 160여명이 참가한 ‘제5회 동북아 경제포럼’이 개최됐다.
동북아평화연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연해주정부 전략개발센터 등이 공동 주최한 포럼에서는 공동 번영을 위한 의견과 제안이 쏟아졌다. 특히 나홋카 주재 북한 총영사관 영사 2명이 참가해 북한의 관심을 보여줬다.
두만강 유역 공동개발이 핵심주제인 포럼에서, 이석 통일연구원 통일학술정보센터장은 북한의 나진·선봉 개발과 핵문제를 결부지어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나진·선봉은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과 달리 지리적으로 멀기 때문에 남한 기업들한테 매력이 크지 않지만, 중국 동북3성 한인 네트워크나 러시아와의 연계, 한반도 긴장완화라는 경제적·비경제적 측면에서 관심이 지속된다”고 말했다. 그는 남한과 중국, 러시아가 동참해 나진·선봉 개발계획을 북핵 타결과 연결짓는 것이 관련국들 모두에게 이롭다고 지적했다.
연해주 개발을 고대하는 러시아 쪽은 한반도와의 에너지, 철도, 전력 협력 등을 강조했다. 빅토르 고르차코프 연해주 부지사는 “러시아 에너지를 이웃나라에 성공적으로 수출하려면 석유화학시설과 수출입화물 운송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철남 옌볜대 교수는 현재 두만강 유역을 사이에 둔 북-중, 중-러 경제교류를 ‘낮은 단계’로 규정하고, 나진·선봉∼훈춘∼하산을 ‘높은 단계’의 다국적 국경경제협력구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대완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는 “동북아 경제협력 논의가 이제는 결실을 맺을 때”라며 “구체적이고 큰 프로젝트를 통해 공동 번영을 이루자”고 말했다.
하산/글·사진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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