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8일 일본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도쿄 긴급사태 선포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경우 “외교상 정중히 대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8일 오후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문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경우에 ‘(한-일) 정상회담을 할 의향이 있는가, 있다면 전제조건을 붙일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정상회담을 할지 여부에 대한 즉답은 하지 않았다. 스가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12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도쿄에 긴급사태를 선포한다고 발표한 뒤, 저녁에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스가 총리는 “현재의 일-한 관계는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강제동원 피해자) 문제,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에 의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다. 일·한 양국의 이런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이 책임을 갖고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의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이어서 “다만, (문 대통령이) 방일하는 경우에는 외교상 정중히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언론들은 한국 정부가 문 대통령 방일 의사를 전달했고 스가 총리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첫 한-일 대면 정상회담을 할 의향이 있다고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과 그 성과가 예견된다면 방일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스가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 기간 중 개최되는 도쿄올림픽의 의의에 대해 “세계 40억인이 텔레비전을 통해 시청한다고 한다. 올림픽·패럴림픽에는 세계인의 마음을 하나로 하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큰 곤란에 직면한 지금이야말로 세계가 하나로 될 수 있다. 그리고 인류의 노력으로 난국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도쿄에서 발신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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