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일본 시위대가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오는 9월 임기가 끝나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 재선을 통한 ‘총리 연임’ 도전을 기정사실화했다.
스가 총리는 17일 <요미우리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에 대해 “시기가 오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지병을 이유로 사퇴하면서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로 선출됐으며, 임기는 아베의 잔여 임기인 9월30일까지다.
마땅한 ‘포스트 스가’ 후보가 없는 탓에, 일본 정치권에선 스가 총리가 임기 안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을 승리로 이끈 뒤, 이를 이용해 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려 한다는 전망이 제기돼왔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총리가 중의원 해산 권한을 갖고 있으며, 집권당의 총재가 총리가 된다. 스가 총리는 <요미우리텔레비전> 인터뷰에서 “내 임기가 정해져 있고, 중의원 임기도 마찬가지”라며 총재 임기 중 중의원 해산 시기를 결정할 뜻임을 시사했다.
스가 총리와 자민당은 당초 도쿄올림픽 개최, 경제 대책, 백신 접종에 따른 감염 억제 등을 ‘3개 축’으로 선거에 나설 방침이었으나, 23일 개막을 코앞에 두고 코로나19가 재확산함에 따라 올림픽 성공도 선거 압승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마이니치신문>이 17일 전국 유권자 1087명(유효 답변 기준)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해 18일 공개한 결과를 보면, 스가 총리가 주창하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패럴림픽 개최'에 대해 ‘가능할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19%에 불과했고, 65%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날 발표된 <지지통신>의 7월 여론 조사에서는 스가 총리의 임기를 놓고 자민당 총재 임기인 올 9월까지만 하고 물러나면 좋겠다는 답변이 49.4%로 가장 많았고, 당장 그만뒀으면 한다는 응답도 17.3%나 됐다. 반면 스가 총리가 자민당 총재 재선에 성공해 3년 더 했으면 한다는 응답은 18.0%, 가능한 한 오래 재임했으면 한다는 답변은 5.6%에 그쳤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