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상점가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걷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코로나19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도쿄도가 각 보건소에 밀접 접촉자 역학조사 대신 중증 환자에 대한 대응에 나서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염자는 늘어나는데 일손이 부족한 보건소의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도쿄의 코로나 상황이 위험수위에 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도쿄도가 코로나 확산으로 보건소 업무에 부담이 커지자, 밀접 접촉자나 감염 경로를 자세하게 조사하는 ‘적극적 역학 조사’를 줄일 것”을 각 보건소에 통보했다고 16일 보도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역학 조사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는 상황인데, 앞으로 학교나 고령자 시설 등 집단 감염 우려가 큰 곳 중심으로 조사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소규모 감염의 조사는 사실상 손을 놓는 것이다.
대신 각 보건소는 감염자의 병세를 살펴 중증으로 갈 위험성이 있을 경우 의료기관으로 연결하는 업무에 집중할 방침이다. 최근 확진자는 늘어나는데 의료기관 입원이 까다로워지면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는 등 의료체계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지통신>은 “도쿄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자택 요양 등 (입원한 상태가 아닌) 환자가 15일 기준 3만5천명을 넘었다”고 전했다.
일본은 긴급사태 선포 등 강력한 방역 대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도쿄를 중심으로 좀처럼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불과 한 달 전에 하루 확진자가 1천여명이었던 도쿄는 현재 4천~5천명대로 늘어난 상태다. 지난 13일 5773명으로 역대 최고 수치를 찍었고, 15일도 4295명으로 일요일 기준 가장 많았다.
최근 일본 전역에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2만명까지 나오면서 정부는 조만간 긴급사태 선포 대상지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현재 도쿄, 오사카 등 6곳에 긴급사태가 선포됐고, 13곳에 긴급사태에 준하는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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