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바현 이치하라시 야마쿠라댐 저수지 수면을 뒤덮고 있는 태양광발전용 패널을 드론을 이용해서 촬영한 모습. 지바현 제공
일본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탈탄소’ 흐름이 소재·부품 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3일 “자동차 기업 등이 공급망까지 ‘탈탄소’를 목표로 하면서 소재·부품 업체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미쓰비시 케미컬 에이치디(HD)는 자동차 부품이나 건축자재 등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화학물질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엠엠에이)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업체는 메틸메타크릴레이트의 주원료 중 하나를 식물유래 원료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원료가 되는 식물이 자라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흡수량과 엠엠에이를 만들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같게 하겠다는 것이다. 식물유래 원료를 사용한 엠엠에이는 사업화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 케미컬은 이 분야에서 세계 점유율 40%를 확보하고 있는 등 선두 기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유럽에서 바이오 유래 원료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며 “비용은 올라가지만 친환경을 내세워 거래 확대로 연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탈탄소’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일본제철은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많이 나오는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제철법을 실용화한다는 방침이다. 제조 과정에서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업도 있다. 미국 최대 철강업체인 뉴코어는 철을 녹이는 공정 등에서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해 만든 가공 철을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에 올해부터 납품하기 시작했다. 일본제철 자회사인 산요특수제강 산하 오바코도 지난달 이런 방식으로 특수 철강을 만들었다.
문제는 일본에서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이 적어 수급이 불안정하고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2019년 기준으로 일본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재생가능에너지가 전체의 18%, 원자력은 6% 정도 차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재 단계에서부터 ‘탈탄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비용 부담 등을 둘러싼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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