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와 함께 오는 26일 피폭지인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기시다 총리가 오는 26일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와 히로시마를 방문해 평화기념공원에서 헌화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주일 미국대사들이 매년 8월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 위령식 및 평화기원식’에 참석하고 있지만, 별도로 총리와 함께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매뉴얼 대사는 지난달 일본에 부임한 뒤 기시다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히로시마 방문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총리는 동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히로시마는 기시다 총리의 정치적 기반인 곳이다. 이 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자신의 목표인 ‘핵 없는 세계’를 실현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핵무기 사용을 불사할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미-일이 함께 핵 참상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일은 지난 1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화상 정상회담에 맞춰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2016년 5월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현직 미국 대통령 신분으로는 처음 히로시마를 방문해 희생자를 위한 위령비에 헌화하기도 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