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네덜란드가 합작해 만든 세계적 에너지기업인 ‘셸’은 28일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 가즈프롬과 합작 프로젝트를 포함해 러시아의 모든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단의 하나로 미국·영국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사할린 자원개발에서 손을 떼기로 한 가운데 일본은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27일 “일본이 사업에서 철수를 해도 중국 등이 새로 들어오면 실질적인 러시아 제재가 이뤄지지 못하고, 대러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일본은 피해가 커질 것”이라며 “당분간 지분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영국과 네덜란드가 합작해 만든 세계적 에너지기업인 ‘셸’은 지난달 말 세계 최대규모의 석유·가스 개발사업인 ‘사할린2’ 프로젝트에서 빠지겠다고 밝혔다. 이 사업엔 러시아의 가즈프롬(지분 50%)·셸(27.5%)·미쓰이물산(12.5%)·미쓰비시상사(10%)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 석유 대기업 엑손모빌도 지난 1일 러시아, 인도, 일본 기업 등이 참여하고 있는 유전 개발사업인 ‘사할린1’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중장기적으로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긴 하겠지만 당장 철수하기에는 타격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테면 히로시마 가스는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50%, 도호 가스는 약 20%를 ‘사할린2’에서 수입하고 있어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직격탄을 맞는다. 러시아 감소분을 보충하기 위해 약 1조엔(약 10조) 이상의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의 움직임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에너지 관련 조달처를 늘리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은 2019년부터 러시아에서 파이프라인을 통한 천연가스 수입을 시작한 상태다. 과거 뼈아픈 경험도 있다. 일본 정부가 일부 출자한 인펙스(INPEX)는 2010년 이란 유전 개발에 약 125억엔을 투자하고 있었지만, 미국의 대이란 제재법 등의 문제로 철수를 결정했다. 지분을 이란 국영 석유회사에 무상으로 반환했고, 이것을 넘겨받은 곳이 중국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신문>에 “사할린 프로젝트는 일본 에너지 안보상 중요한 사업이다. 일본이 넘긴 지분을 중국이 가져가면 일본만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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