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플린 미 육군 태평양사령관. 트위터 갈무리
미 육군이 미사일·전자·사이버 분야 등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다영역 임무군’(Multi-Domain Task Forces)을 아시아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전략갈등의 최전선으로 부상한 대만 해협이나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이 엿보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8일 찰스 플린 미 육군 태평양사령관이 ‘다영역 임무군을 일본이나 필리핀 등 중국과 가까운 지역에 있는 동맹국에 배치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선택지로서 논의의 대상”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배치를 검토 중인 미 육군의 다영역 임무군은 2017년 창설됐으며, △미사일 △방공 △전자파·사이버·정보 수집 △후방 지원 등 4개 그룹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미국 워싱턴주와 독일 미군 기지에 각각 배치돼 있다. 2023년 이후 정식 출범할 예정인 세 번째 다영역 임무군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될 예정인데, 우선은 하와이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 육군이 개발하고 있는 미사일은 사거리가 수천㎞에 불과해 하와이에서 공격을 할 경우 중국까지 도달하기 힘들다. 결국 이 부대의 일부는 중국 쪽으로 전진배치 될 수밖에 없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군은 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잇는 제1열도선에 미사일 지상부대를 분산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이 중 일부에 다영역 임무군을 배치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영역 임무군은 평시엔 전자·사이버·우주 관련 능력을 활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적국의 행동 방식이나 약점을 파악한다. 전투가 시작되면 전자·사이버 공격으로 통신망을 무력화해 적국의 지휘·통제 기능을 교란한다. 또 사전에 얻은 정보로 적 함선이나 시설을 미사일로 공격하는 역할도 한다.
다양한 공격을 동시다발적으로 할 수 있는 이 부대가 아시아 지역에 배치되면 중국에 상당한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이 부대는 중국군의 표적이 될 위험이 높고, 지난 2016~2017년 한국 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갈등에서 볼 수 있듯 중국의 엄청난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아시아 국가들이 다영역 임무군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한편, 일본 육상자위대는 내달 중순부터 9월 초까지 규슈에서 미 육군과 ‘오리엔트 실드’ 훈련을 실시한다. 이 훈련의 전체 규모는 2100여명으로 미국 본토에서 다영역 임무군도 처음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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