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발사는 정치적 성격…과민반응 해로워”
일본 군사전문가 오가와 가즈히사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에게 자주 조언을 해온 일본 군사전문가 오가와 가즈히사(60)는 18일, 지난달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군부를 전면에 내세워 미국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정치적 성격의 발사”라고 분석했다. 그는 “과민 반응은 오히려 일본의 안보를 해친다”고 말했다.
-북 미사일의 실제 위협은 어느 정도인가?
=모두 액체연료형으로, 즉응성이 떨어지는 구식이다. 미리 연료를 장착해둘 수가 없어 발사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선진국의 미사일은 대부분 고체연료형이다. 북한도 고체연료를 개발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전배치 단계는 아니다. 액체연료 제조는 농약을 만드는 기술 정도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몇년 동안 화학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고체연료를 만드는 기술은 매우 어렵다.
-그런데도 일본에서 적 기지 공격론까지 나온 이유는?
=정치인과 국민들이 군사문제에 무지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선제공격을 하면 반격이 따르기 마련이다. 전쟁을 각오해야 가능한 것이다. 전쟁을 시작하더라도 끝나는 출구를 찾을 수 없다. 한마디로 유아적 발상이다. 게다가 일본은 헌법은 물론 미-일 동맹의 제약으로 독자적 전쟁수행 능력이 없다. 납치 문제로 인한 대북 적대감이 맞물려 감정적 대응으로 흐른 것이다.
-북한의 공격 우려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얘기다. 북한이 미사일 한발이라도 쏘면 미국이 가만히 있겠나. 북한 김정일 정권이 붕괴를 자초하는 모험을 감행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경솔한 강경론은 현실과 동떨어진 여론을 형성하기 때문에 오히려 일본의 안보를 위협한다. 북한을 안정적인 상태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중국이 안보리 대북 결의안에 찬성한 이유를 어떻게 보나?
=결의안을 북-중 관계만으로 봐서는 안된다. 중국이 군부 등 북한의 강경세력에게 경거망동하지 않도록 강력히 경고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적절하다.
도쿄/ 글·사진 박중언 특파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