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지일파’ 정치인으로 알려진 토머스 시퍼 주일 미국대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아베 신조 총리의 언행을 비판하고 나섰다.
시퍼 대사는 9일 일본 기자들과 만나 “(아베 총리가) 고노 담화로부터 후퇴하려고 한다고 미국민들이 받아들이게 되면 파괴적 영향이 있다”고 경고했다. 고노 담화란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이 일본군 위안부 연행의 강제성을 인정한 담화다.
그는 “일본의 일부 그룹이 위안부 문제를 과소평가하려고 하나, 미국 안에서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일본 쪽 대응이 미국 안에 끼칠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유권자들은 여성의 성노예, 인신매매 문제에는 어떤 정파든 상관없이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11일 자신의 발언이 한국, 중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비난여론에 직면하자,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엔에이치케이〉에 출연해 “고노 담화 계승은 일관된 자세다. 당시 위안부분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와 큰 고통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와 하시모토 총리 등이 마음으로부터 사죄를 드렸으며, 그 마음은 나도 전혀 변함 없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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