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A)급 전범의 야스쿠니신사 합사에 히로히토 전 일왕이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증언과 자료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일본유족회(회장 고가 마코토 전 자민당 간사장)에서 분사 용인론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유족회는 8일 A급 전범 분사문제를 논의하는 첫 연구 모임을 개최하는데, 현재 분사 용인파가 과반수에 달해 이대로 가면 분사론이 대세가 틀림없다고 <마이니치신문>이 6일 보도했다.
연구 모임의 참가자는 정·부회장과 지방대표의 상임이사, 간사 등 15명으로, 적극적 분사 찬성파 4명 가량, 충분한 논의를 조건으로 한 분사 용인파는 4명 가량 등 현 시점에서 분사 긍정파가 절반을 넘었다. 반면 4명 가량이 “찬반이 엇갈린다”며 분사 논의 자체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신중파였던 한 상임이사는 “우리들의 최종 목표인 천황폐하 참배의 방해물이 A급 전범 합사인 것이 밝혀졌다. 새로 발견된 자료가 분사의 순풍이 되고 있다”며 방향 전환 의사를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태도를 유보하는 남은 몇 명도 분사논의에는 찬성을 표시해 최종적으로는 분사파인 회장인 고가 마고토에 동조할 공산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야스쿠니신사 쪽은 “촛불을 다른 초에 옮긴다고 해도 원래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신사의 교의로는 한번 영령을 모시게 되면 나눌 수 없다”는 등 논리로 A급 전범 분사론에 반대해왔다. 그러나 “야스쿠니는 유족들을 위무하는 장소”(유족회 상임이사)인 이상 신사 쪽도 유족회의 의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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