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들이 15일 사세보 총기난사범이 숨진 채 발견된 교회를 조사하고 있다. 사세보/AP 연합
피해자 미리 현장 불러…범인 자살
지난 14일 저녁 7시께 일본 나가사키현 스포츠센터 ‘르네상스 사세보’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해 사망 2명 등 8명의 사상자를 내고 달아났던 범인 마고메 마사요시(37)는 사건 현장으로부터 4㎞ 떨어진 교회 안에서 자살했다.
경찰은 마고메가 현장에서 피살된 중·고등학교 동기동창인 후지모토 유지 등 친구 3명을 범행시각에 현장으로 부른 점에 비춰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마고메가 스포츠센터 현관에서도 총을 쐈고 수영장에 들어가서는 어린 초등학생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10여발을 난사해, 동기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특히 범인은 범행에 사용한 산탄총을 비롯해 4정의 총기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나 총기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범인의 이웃에 사는 67살 남성은 “마고메가 평소 한밤중에 찾아와 화장실을 이용하겠다고 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여 경찰에 마고메의 총기를 회수하도록 요청했으나 거부됐다”고 주장했다. 마고메는 몇 년 전 주변사람들이 집으로 찾아와 총기 보유에 대해 지적하자 갑자기 총을 들이댔다가 경찰에 신고된 일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에서는 현재 개인이 당국의 허가를 얻어 합법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총기가 30만5천정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동거가족 동의서와 의사진단서 등의 심사를 통해 보유 자격을 얻은 뒤에도 3년마다 갱신을 해야 하나, 일단 보유가 인정되면 경찰이 회수하는 사례는 극히 드문 실정이다. 2002년 이후 합법적 보유 총기에 의한 살인사건(미수 포함)은 21건에 이른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좋은 방법이 없는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 총기규제 강화책을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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