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레이더 장착했다더니…
지바현 앞바다서…어부 2명 실종
지바현 앞바다서…어부 2명 실종
미사일 추적이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레이더를 장착한 일본의 최신예 이지스함이 어선과 충돌하는 ‘원시적 사고’를 일으켜 빈축을 사고 있다.
해상자위대 소속 이지스함 ‘아다고’호는 19일 새벽 4시께 일본 지바현 보소반도 남쪽 노지마자키에서 40km 가량 떨어진 태평양에서 참치잡이를 나가던 7.3t급 어선과 충돌했다. 이지스함 선체 앞부분과 정면 충돌한 어선은 그 자리에서 두동강났으며 어선에 타고 있는 부자가 실종됐다. 해상보안청 관할 당국과 해상자위대는 순시선과 호위함, 항공기 등을 현장에 급파해 수색작업을 펴고 있다.
1993년 도입된 이지스함이 선박 충돌 사고를 낸 것은 처음이다. 또 이번 사고는 지난 1988년 7월 잠수함 ‘나다시오’와 낚시선이 부딪혀 30명의 사망자를 낸 이후 자위대 함정과 민간 선박의 충돌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해역은 파고의 높이가 0.에 지나지 않았고, 시계도 양호한 편이었다고 한다. 군사전문가들은 “해상자위대 함정은 순항 도중 레이더를 작동할 뿐아니라 여러명이 주변 해역을 살피도록 돼 있다”며 “어선의 존재도 미리 파악했을 텐데 이런 충돌 사고가 일어난 것을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길이 16, 배수량 7700t 규모의 사고 함정은 지난해 3월 해상자위대의 다섯번째 이지스함으로 취역한 최신함이다. 성능이 크게 향상된 최신 이지스함으로 알려졌다. 이 이지스함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 초순까지 미국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실시된 공중 요격용 미사일 발사 실험 등을 마친 뒤 요코스카항으로 귀항하던 중이었다.
또 이 사고 발생 1시간30분 만에 이시바 시게루 방위상에게 보고되는 등 보고 체계의 허점도 드러났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긴급 관계각료회의를 열어 연락체계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은 데 유감을 나타내고, 실종 어부 구출에 전력을 기울이도록 지시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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