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
“초선들 집합, 참의원 선거 앞으로”
내년 선거 대비 스파르타식 교육 등 분주
내년 선거 대비 스파르타식 교육 등 분주
“선거에서 패배하면 정부고 뭐고 없다.” 오자와 이치로(사진) 민주당 간사장이 가나자와·시즈오카현 참의원 보궐선거(25일)를 앞둔 지난 18일 민주당 후보 사무실 두 곳을 불쑥 방문해 후보자에게 총력체제를 주문하면서 한 말이다.
8·30 총선의 압승을 이끌어 민주당 정권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구축한 오자와 간사장이 민주당의 장기집권체제 구축을 위해 다시 뛰고 있다. 내년 7월 참의원선거에서 과반수를 획득해 명실상부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야심이다.
오자와는 이를 위해 이번 총선에서 첫 당선된 정치신인 143명에 대한 스파르타식 정치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참 중의원 전원을 10개 반으로 나누고 반별로 국회대책위원회 부위원장 2명을 지도담당으로 붙여 정치교육에 심혈을 쏟고 있다. 오자와 간사장은 지난 16일 초선 의원들을 불러놓고 “다음 선거에서도 8·30 총선 때와 같은 바람을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무풍만 돼도 다행이지만 혹시 역풍이 불더라도 유권자를 붙들어 맬 수 있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훈시했다. 초선의원 교육 뿐 아니라 자신이 운영하는 ‘오자와 정치학교’를 통해 새로운 정치신인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내년 참의원선거에서 후보 3명 중 한명은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방침도 이미 세워놓았다.
그는 또 “바람에 의존하지 않는 강한 정치인을 육성한다”며 당직 주요의 멤버를 모두 소선거구 당선자로 채웠다. 비례대표 출신보다 소선거구 출신 의원을 우대하는 것은 민주당이 매니페스토(집권공약)에서 내건 국회의원 정수 축소에 대비한 포석이기도 하다.
선거 진두지휘 뿐 아니라 정치개혁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은 오자와의 또다른 면모이다. 기업과 단체의 정치헌금을 금지하는 한편, 선거운동 기간 전의 호별방문은 허용하는 쪽으로 내년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을 개정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관료들의 국회답변을 금지해 여당과 내각의 일체화를 꾀하겠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런 개혁목표는 1993년 출간한 자신의 저서 <일본개조계획>에서 밝힌 그의 오래된 꿈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자와 간사장의 일방통행식 당운영은 당 안팎에서 끊임없이 이중권력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낳고 있다. 측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부간사장 14명을 총리관저, 의회, 각종 단체 등 7개로 나눠서 분담해놓고 정보교환과 연락체계를 구축하도록 한 데 대해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람을 색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일단은 빈틈이 없는 당 운영에 대해 ‘반 오자와’를 노골적으로 외치는 소리는 아직 표면화하지 않고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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