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채 GDP 2배 육박
후지이 히로히사 일본 재무상은 20일 일본 정부가 올해 50조엔(5530억달러) 이상의 채권을 발행해 예산부족을 메울 것이라고 밝혔다. 히로히사 재무상은 이날 도쿄 프레스클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해 세수가 예상했던 것보다 6조엔이나 미달하는 40조엔 이하로 될 것 같다며, 채권 발행을 정당화했다. 세수보다 많은 일본 정부 채권 발행액은 2차대전 이후 처음이다.
이런 국채 발행으로 일본의 국가부채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인 5조달러의 두 배에 곧 육박하게 된다. 현재 일본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의 187% 수준인 약 9조3500억달러. 재정적자의 대명사인 미국을 비롯해, 유럽 국가들과 인도도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의 50% 내외 수준이다.
일본의 이런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는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국가파산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21일 보도했다. 신문은 금융분야의 전문가들이 일본의 공공재정이 통제권에서 벗어나고 있어, 재정위기가 임박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급락하는 세수, 지지부진한 성장률에다가 고령화로 재정적자 타개책이 갈수록 고갈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재정적자는 자민당 정권 하에서 대규모 토목공사에 예산을 쏟아부어 온데다, 특히 90년대 장기불황 때 무분별하게 토목공사가 절정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새로 집권한 민주당은 이같은 예산 집행을 막겠다고 다짐했으나, 대신 서민들에 대한 현금지원 등 자신들이 공약한 복지분야에 대규모 지출을 예고하고 있다. 재정적자가 완화될 공간이 없는 것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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