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가 부주석이 오늘 14일 부터, 3일간 일본 공식 방문을 합니다. 그런데 이 방문을 둘러싸고 일본내에서 흥미로운 정치적 알력이 벌어졌습니다. 이른바,‘내각과 환관부(궁내청)의 싸움’ 이 벌어진 것입니다. (텐노오의 존재에 대해서는 여기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일본을 방문한 외국의 국가 원수나 그에 준하는 요인이 `텐노오`와 회견하기 위해서는 한달 이전에 문서로써 요청을 해야 한다는 궁내청의 내부 규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하토야마 수상이 이번 중국 국가 부주석과 텐노오와의 회견을 ‘한달규정’을 무시하고 급히 진행 시켰다는 것입니다.
궁내청에 대해, 회견이 성사되도록 히라노 관방 장관이 전화로 강하게 요청하자, 하케타 궁내청 장관은 `한달전` 룰의 취지를 설명하고, 거절했습니다만, 히라노 관방장관은 두번에 걸친 전화로 중일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강한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결국, 궁내청 장관은 “궁내청도 내각의 한 정부기관인 이상, 관방장관의 지시에는 따라야 할 입장” 이라고 말하며 회견을 받아 들이기로 했습니다. 그 후, 하케타 궁내청 장관은 기자 회견을 열여, “이러한 일이 앞으로도 일어나는 것에의 걱정이 된다”며, “궁내청은 각국과의 친선 관계와 텐노오의 건강을 생각해 `한달`룰을 준수해 왔다. 이번에,중일 관계의 중요성이라는 명목으로 이 룰이 간단하게 깨진 것을 강하게 염려하고 있다”고 하며, “두번 다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한 불쾌감을 표명했습니다.
이번 일은 표면적으로는 내각이 룰을 어기고, 궁내청은 텐노오의 입장을 생각한 트러블이지만, 저로써는 새 정부의 ‘환관부 군기 잡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궁내청은 정부의 한 기관으로 내각에 소속되어 있었지만, 사실 특권 기관에 가까운 존재였습니다.
일본의 정부 부처는 성(省)이 가장 상위 기관이고, 청(廳)등은 그 아랫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궁내청 장관은 텐노오를 둘러싼 기관이라는 명목으로 그 위세는 대단해, 각 성의 대신이 아니면 상대를 하지 않았으며, 국가 예산에서도 항상 우선권을 부여 받았습니다.
또한 직원들도 일단 공채(형식적으로는)를 합니다만, 대단한 특권 의식을 지녀왔습니다. 그런 이유들로 지금까지는 기나긴 자민당 정권과 서로 공생 관계로 또는 정권이 궁내청의 눈치를 보는 관계로 지내왔지요.
그것이 민주당에 의한 첫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고, 상대방 국가 원수도 아닌 `부주석`과의 회견을, 이른바 `한달 규정`을 무시하고, 수상도 아닌 관방장관이, 문서가 아닌 전화로, 회견을 지시 했다는 것은 궁내청으로써는 대단한 `모욕`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이유에서 궁내청 장관이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고, 그것에 대해, 보수 매스컴에서는 물 만난 고기처럼 내각을 비난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 友人중에, 궁내청에 납품하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있습니다만,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 위세는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궁내청의 20대 초중반의 직원도 상대방 나이와 상관없이 무조건 반말이며, 그 회사도 궁내청에서 오는 전화를 받기 위한 별도의 전화 회선을 준비하고, 담당자는 24시간 대기 상태입니다. 그리고 납품시에도 일반 직원은 갈수 없으며 반드시 회사 중역이 직접 들고 가 `바쳐야` 한다고 합니다.
정말 어느 시대인지 모르고 살고 있는 사람들 같습니다. 이런 의식들은 일반 정부 기관 내에서도 알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결국 이번에 새 내각이 내부 규정을 무시한 파격적인 행동을 한 것입니다.
일본의 약 50년 만의 첫 정권 교체로 사회의 각 분야에서 전후(戰後) 프레임이 무너질 기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아메리카의 보호하에 살아남은 전범들의 정권이 냉전의 보루로써 그 이익을 챙겨왔습니다만, 그들이 선거에 패배하고, 새정권이 들어선 상황에서 아메리카 일극주의가 흔들리고, 동북아에 새 질서가 태동되려 하는 지금, 일본은 아시아 속에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노력을 어떤 형태로 해 나갈지 주목되며, 조일(朝日)관계의 `정상적`인 해결이야 말로 자신들의 생존에 직결된 문제라는 인식을 하루 빨리 실행에 옮겼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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