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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블로그] 일본, 2009년 유행어

등록 2009-12-29 14:09

일본에서는 년말이 되면 `올해의 한자(漢字)` ,`올해의 유행어`등이 발표됩니다만, 오늘은 올해의 『유행어대상(大償)』수상을 한 단어들을 소개드리며 일본의 2009년을 되돌아 보겠습니다. 우선 유행어에 선정된 Top 10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권교체」,「사업구분」,「탈(脫)관료」, 「파견 사원해고」,「궁시렁궁시렁」, 「초식(성) 남자」,「역사 여자」,「패스트 패션」, 「신형 인플루엔자」,「어린이 점장(店長)」, 이들 단어중 흥미로운 단어를 소개 할까 합니다.

▷정치관계

유행어의 대상을 수상한 것은「정권교대(교체)」였습니다. 일본이 거품 경제가 붕괴된 후, 약 20년간 현상유지해 왔던 사회구조, 즉 콘크리트를 기본으로 한 고도 성장 제일 주의의 낡은 사회 구조가 위기를 낳고, 이것에 대해 일본 국민들은 드디어 위기을 실감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민주당이 정책으로 내세운 `콘크리트에서 사람으로` 라는 구호가 많은 공감을 얻었고, 그 결과가 약 반세기 만의 정권 교체였습니다. 이것으로 흔들리던 일본의 `전후 프레임` 내려 앉고, 새로운 사회 구조를 준비하게 되었죠.

▷불황, 격차사회

경기 악화는 이른바,「빈곤층」을 가장 먼저 직격해,「파견사원 해고」문제가 사회적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고이즈미 정권이 아메리카와의 어두운 거래로 추진한 `신자유화`정책으로 제조업 현장에서도 종신고용 제도가 파괴되고, 제조 인원의 대부분을 계약 인원인 파견 사원으로 채우면서, 일본의 `안정된` 고용 구조가 흔들렸습니다. 즉, 필요한 인원을 파견회사로 부터 언제든지 받아 들일수 있고, 필요가 없어지면 언제든지 돌려 보낼수 있는, 사람을 단순 도구 취급하는 제도로 바뀐것이었습니다.

이로써, 제조업 평균 임금은 30-40% 정도 급감하게 되어 `인건비 절약`이라는 단순한 목표는 달성 할 수 있었습니다만, 격차사회, 사회 불안, 소비저하, 디플레이션 현상등이 일어나며, 사회 기반을 흔드는 큰 이유의 하나로 번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조업 임금 저하는 눈에 보이는 금액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아닌, 좀더 교묘한 방법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일본의 제조업 로동자들에게 부여된 장점이었던, 유급휴가, 고액의 잔업 수당, 보너스, 사회보험 등을 없애거나 대폭 삭감하는 형식이었죠. 그리고 대부분의 파견사원들에게는 저가의 사원 기숙사가 배당되었습니다만, 그것이, 불황으로 고용 계약 해지를 하며, 이들은 갑자기, 살 집도 없어지는, 즉, 일과 주거를 동시에 잃는 이른바, 「하우징 푸어(poor)」라는 문제도 속출해, 재작년 년말에서 작년 초에 걸쳐, 숫자로써는 약 40만명 정도의 해고 파견 사원들이 집 없이 거리를 헤메게 될지도 모르는 불안한 현상을 낳았습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는 새로운 트렌드를 낳고, 그 트렌드가 최근에는 일반적인 모습으로 정착한 것들도 있습니다. `소비절약` , `집에서 놀기`, 그리고 `패스트 패션`등입니다. 패스트 패션은 패스트 후드(fast food)에서 온 단어로써, 최신 유행의 의복등을 빠르게 싼값으로 제공 하는 의류 체인점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즉, 고급 소재나 상표등을 중시해 오랫동안 입거나 들고 다니기 위한 패션이 아닌 초저가의 최신 유행 의류, 백등을 한 두 시즌 사용하고 버리는 것을 말하죠. 이러한 경제 활동의 결과로서 지금의 디플레이션(deflation) 경향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녀성의 변화

지금까지는 남여고용기회균등법(1987년)등을 중심으로 하는 남성에 준한 대우를 해 달라, 는 남녀 평등의 관점이 강했습니다만, 올해의 새로운 유행어는, 녀성 입장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초식 남자」나「도시락남자」등입니다. 이 표현들은 남성을 지칭하는 단어이기는 하지만, 여성의 관점에서 보는 뉘앙스가 강합니다. 즉, 녀성들의 정보 발신력, 주도권 상승등이 보였습니다.

여기에 대비되며 흥미로운 단어는「역사 여자(歷史 女子)」입니다. 역사 드라마나 역사 소설, 역사책에 몰입하는 녀성들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이러한 녀성들은 일본의 전국 시대(戰國時代)의 무인(武人)들을 선망의 남성상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즉, 현재의 일본 남성들을 초식성 동물이나, 도시락`이나` 싸가지고 다니는 남자로 인식하며, 자신들이 이상형으로 삼는 남성을 전국시대의 무사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죠.

이전, 일본이 경제 성장을 계속하고 있던 시절에는 좀더 부드럽고, 가정적인 남성을 이상형으로 생각해 왔지만, 정작 사회적 변화로 남성들이 부드럽고, 연약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자, 춘추전국 시대의 무인을 이상형으로 삼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남성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녀성들은 지금까지 보다, 큰 발언권을 가지게 되었고, 이런 인식들 에서 그런 시대의 변화를 느낄수 있습니다. 일본의 올해 유행어들을 보면 불황, 인플루엔자, 지구 온난화등의 사회적 위기를 지칭하는 단어들이 많았습니다. 지금까지의 사회, 그리고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현상 유지` 라는 덕목이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느낄수 있었죠. 그것은 인간 관계에서도 마찬가지 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흔들림은 벌써 그 임계점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는 느낌입니다.

사실 아메리카의 리먼 쇼크로 시작된 지금의 세계적 불황도 그 진원지인 아메리카가 그 이후 어떤 구체적인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서도 느낄수 있습니다. 임계점에 도달해 폭발하기 전에, 지금까지 오직 `돈` 만을 쳐다보며 폭주해 왔던 자본주의가 생명을, 인간을 먼저 생각하고, 인간이 제어 할 수 있는 자본주의로 변하는 세상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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