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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1등신화’ 취해 품질 소홀…일본주식회사의 추락

등록 2010-02-01 19:15수정 2010-02-01 20:29

일본항공(JAL) 소속 여객기가 하네다 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가와사키의 공장지대 위를 날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요타와 소니, 일본항공이 글로벌 확장의 위험, 현상유지 전략, 대마불사라는 믿음에 의해 배태된 지나친 자신감이라는 공통된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도쿄/AP 연합뉴스
일본항공(JAL) 소속 여객기가 하네다 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가와사키의 공장지대 위를 날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요타와 소니, 일본항공이 글로벌 확장의 위험, 현상유지 전략, 대마불사라는 믿음에 의해 배태된 지나친 자신감이라는 공통된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도쿄/AP 연합뉴스
[일 대표기업들 왜 흔들리나]
소니·일본항공·도요타 등 줄줄이 정상에서 쓴잔
글로벌 경쟁속 대형화·비용절감 치우쳐 ‘기초’ 뒷전
세계적인 전자기기업체 일본의 소니는 텔레비전 모니터가 브라운관에서 액정화면(LCD)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예견하는 데 늦어 삼성전자에 티브이 시장 선두 자리를 내줬다. 1980년대 세계시장을 석권한 워크맨의 성공에 만족해 디지털 플레이어로 전환하는 데도 늦어, 애플의 아이팟에 뒤통수를 맞았다.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헤매던 소니는 품질 관리마저 실패하면서 2006년 1000만대에 이르는 노트북 컴퓨터 배터리를 리콜해야 했다.

한때 세계 1위 항공사였던 일본항공(JAL)은 1980년대에 국외에 대규모 리조트와 호텔 투자를 했다가 큰 실패를 맛봤다. 일본항공은 ‘편안한 여행’이란 측면에선 좋은 평판을 얻었지만 호화로운 서비스를 하는데 드는 많은 비용은 업계의 조롱거리가 되곤 했다. 적자에 허덕이던 일본항공은 지난달 256억달러의 빚을 남긴 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과거의 성공과 대마불사라는 믿음에 뿌리를 둔 현상유지 전략이 글로벌 확장과 함께 위험에 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니와 일본항공의 뒤를 이어,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 도요타마저 최근 품질에 대한 신뢰가 깨지며 큰 어려움에 처한 데 대해 <에이피>(AP) 통신은 1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논평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앨럼브라 도요타 자동차 대리점의 한 직원이 리콜을 앞둔 도요타 승용차 앞유리창에 ‘판매용이 아님’이라고 쓰인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앨라배마/A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앨럼브라 도요타 자동차 대리점의 한 직원이 리콜을 앞둔 도요타 승용차 앞유리창에 ‘판매용이 아님’이라고 쓰인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앨라배마/AP 연합뉴스

문제는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다. 이치가와 신이치 크레딧스위스은행 수석전략가는 “한국과 중국의 경쟁자들은 적은 비용으로 일제에 버금가는 상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며, 이에 대응해 도요타가 글로벌 확장을 통한 비용 절감에 치중하면서 품질관리가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한다. 전세계 공장에서 연산 890만대를 기록했던 2008년, 이미 도요타의 거대해진 생산규모는 문제점을 발견해낼 관리능력을 추월해버렸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이번 사태를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일본에 16년째 살고 있는 케네스 그로스버그 와세다대학 교수는 “도요타의 기업 이미지는 품질에서 나오는데, 도요타는 품질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는 데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른바 ‘무결점의 회사’에 이번 사태는 “엄청난 타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틴 슐츠 후지쓰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도요타의 너무 빠른 확장은 위험했지만, 이번 품질관련 문제는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에서 생산하는 도요타 자동차는 이번 리콜 사태와 무관하다는 점과, 하이브리드카 등에서의 확실한 기술적 우위를 근거로 들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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