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노하나(37)
30대 다카노하나 협회 이사 당선
추문 얼룩진 스모계 개혁 나설 듯
추문 얼룩진 스모계 개혁 나설 듯
일본의 국기인 스모판에 반란이 일어났다.
1일 실시된 일본 스모협회 이사 선거에서 전 요코즈나(스모 최고등급 선수의 호칭)인 다카노하나(37·사진) 가 예상을 뒤엎고 이사 10명 중 한 명에 뽑혔다. 60살 이상의 스모계 고참들이 나서는 스모협회 이사 자리에 30대의 다카노하나가 당선된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고루한 전통과 연공서열에 얽매인 채 각종 추문이 잇따르는 스모계를 개혁해달라는 뜻이라고 일본언론들은 전했다. ‘헤이세이 요코즈나’로 불리며 90년대 후반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다카노하나는 한때 배우 미야자와 리에와 약혼으로 일본을 떠들썩하게 했고 형제 요코즈나로도 유명하다.
다카노하나는 각 파벌이 나눠먹기해 무투표로 진행돼온 이사선거에 지난해 11월 ‘협회개혁’을 내걸고 출마를 선언했다. 소속도장이 출마를 허락하지 않아 무소속으로 나섰던 그가 확보한 지지자는 7명. 10명의 지지가 필요한 이사에 선출되긴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각 파벌의 엄격한 표 단속에도 반란표가 3표나 나온 것은 그만큼 스모계의 위기감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최근 몽골 출신의 요코즈나인 아사쇼류가 겨울철 경기진행중에 한밤에 술을 마시고 일반인을 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도 협회가 늑장대응으로 일관해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아사쇼류는 애초 매니저를 구타했을 뿐이라고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협회는 독자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조사결과에 따라 강제은퇴를 권고받고 스모판을 떠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몇년간 스모계는 러시아출신 선수의 대마초 흡연과 연습생 선수에 대한 구타사망 사건 등으로 추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상 외국선수들이 주도하는 스모판에서 아사쇼류를 퇴출시킬 경우, 안 그래도 인기가 줄고 있는 스모계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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