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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블로그] 미국과 일본의 거짓말에 대한 반응

등록 2010-02-05 10:57

토요타의 대량 리콜사태가 프리우스의 브레이크 시스템 결함을 고의적으로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토요타의 존립을 위태롭게하는 사태로 발전한다고 나는 확실하게 단언한다. 토요타의 리콜이 일어난 곳이 바로 미국이고 미국은 토요타의 최대시장이며 최후보루인데 일본이 너무나 미국과 미국사회를 모르고 안이하게 대처하여 근본적인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내 경험으로는 미국인들은 일견 참 멍청하고 어리석어 보인다. 상대방이 하는 말을 잘 믿어서 약삭빠른 사람들이 미국인을 속이기는 어린애 팔 비틀기다. 한번 속이면 계속 속일 수있고 이것이 비지니스로 넘어가면 큰 이득을 취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신용사회의 약점이다. 그러나 속임수나 거짓말이 탄로나는 순간 그동안의 신뢰는 무너지고 미국사회에서 매장되며 엄청난 보복을 당한다.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것은 도청행위때문이 아니라 그행위를 감추기위한 거짓말 때문이었고 빌 클린턴이 탄핵위기에 몰렸던 것은 르윈스키와의 정사때문이 아니라 "단지 거시기만을 빨았다" 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며 레이건 대통령이 인기있었던 것은 솔직함과 진솔함이 통했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교과서에 나오는 전설적인 거짓말이 있다. "죠지 위싱턴이 집안의 벚나무를 도끼로 찍어내고 아버지에게 용서를 빌었다" 는 내용인데 영국의 오스카 와일드는 이사실을 두고 "미국인들은 참 웃긴다. 미국에서 예술이 발달하지 못한 것은 이런 도덕적 거짓말 때문이다"고 비웃었다. 그럼에도 미국에서 이글을 인정하는 것은 그 내용이 주는 교훈때문이다.

이렇듯 도덕적 거짓말을 높이 사는 미국에서 내가 아는 통계상 미국인들은 일주일에 13번 거짓말한다는데 이것도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 "너 하루에 몇번 거짓말하니? 라고 물으면 솔직하게 대답할 인간이 있을까? 이렇게 거짓말 잘하는 미국인들은 심리적으로 자신들의 리더나 상대방에게 솔직할 것을 요구하며 상대방이 거짓말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차갑게 변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인을 상대할 때는 부족해도 솔직한 것이 좋다. 본래 거짓말쟁이들은 솔직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가? 그래선지 미국인들은 남녀관계를 빼곤 한번 믿으면 끝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인간은 더 좋은 것이 나타나면 금새 마음이 바뀌는 변덕쟁이지만 미국인에게 수십년 단골의사 단골변호사 단골식당 단골가게 단골보험인이 많은 것이 바로 미국식 신뢰관계다.

사실 품질의 결함은 고치고 시정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신뢰는 다르다. 미국인들은 1982년 타이레놀에 청산가리가 들어가 사람이 죽는 사건이 일어나자 미국의 슈퍼에 진열된 타이레놀을 전량회수하여 폐기한 죤슨 앤 죤슨에 대한 신뢰가 높아져 그후 미국에서 다른 진통제들은 발 붙이지 못할 정도로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신뢰가 무너지면 2002년의 미쓰비시 자동차처럼 끝이다.

토요타가 미국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미국특유의 품질에 대한 신뢰관계 때문인데 이번에 토요타가 수년전 차량의 결함을 알고도 은폐하며 소비자들을 속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토요타의 거짓말에 분노하는 것이어서 미국인들의 특성상 토요타에게 철저한 응징을 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인간은 거짓말과 함께 산다. 인간사에 거짓말과 속임수가 없다면 재미도 없고 삭막할 것이다. 남에게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잠시 후에 거짓말을 하는 것이 인간이다. 거짓말연구의 전문가인 폴 에크만 교수는 인간이란 8분에 한번씩 하루에 200번 거짓말 한다는 경악할 통계를 내놓았는데 그렇다면 이것도 거짓말일 가능성이 있는 것일까? 인간에게 고유한 거짓말이란 단어는 비록 선의라 하더라도 언제 들어도 부정적이다. 하지만 인간이 거짓말을 하고 사는 이유는 고의던 선의던 내게 또는 상대방에게 잠시간의 평화를 주기 때문이다.

거짓말에는 새빨간 거짓말부터 그종류가 정말 다양한데 이런 거짓말은 개인간 뿐만 아니라 국가와 국가간에도 나타나고 기업이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광고에서도 나타나며 토요타의 경우처럼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서 나타난다. 그래서 상대방을 속이거나 토요타처럼 소비자를 속이면 상대방이 속았다는 잠시간의 안도감을 주지만 항상 불안하고 계속 이솝우화의 양치기소년이 되어야하는데 거짓말을 거듭하던 양치기 소년의 최후를 보면 토요타의 길이 보이는 것이다.

다양한 거짓말 중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자신이 거짓말을 하면서도 죄의식없이 그말을 진실이라고 믿으며 확신을 갖는 것인데 이를 의학에서는 공상적허언증이라고한다. 이런 공상적허언증 환자들이 하는 거짓말은 거짓말 탐지기에도 잡히지 않는데 이런 환자들은 자신의 거짓말에 대해 통렬한 반박을 가하고 확실한 증거를 들이대야만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입을 다물며 처절하게 무너져 내린다.

이번 토요타의 리콜에서 보여준 토요타의 행태를 언론들은 자만심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전형적인 공상적허언증 환자의 행태다. 사실 일본의 관동지방에서는 "진실을 말하면 바보다. 진실도 거짓도 말하지말라"는 말이 전설처럼 내려오고 고사기에서도 상대방을 속인 것에 대해 통쾌해하고 즐거워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일본인들이 손자병법을 애용하는 것과 스파이를 잠입하여 거짓소문을 퍼트려 상대방을 무너트리는 것을 선호하는 것도 그들이 속임수와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일본에서 거짓말이란 살아가는 방편이며 처세의 일종이다. 그들이 흔히 혼네와 타테마에라고 말하며 상대방이 거짓을 말하는 줄 알면서도 좋은 관계를 위해 따지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거짓이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아무런 죄의식없이 국가적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오키나와 자결명령처럼 이미 밝혀진것도 부인하며 국민에게 믿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공상적 허언증이며 역사적 망언을 거듭하는 것도 자신의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 공상적 허언증 때문이고 독도영유권 주장에서도 증거를 요구하는 것은 그들이 공상적 허언증환자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거짓말이 사회를 지배하면 상호신뢰가 없다. 그래서 일본의 친구관계엔 진실이 없고 나의 어려움을 토로할 상대도 남의 어려움을 들어줄 마음도 없는 것인데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소설에서 이런 일본의 대인관계를 쿨하다고 색칠하고 있으니 이것은 쿨한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파탄이다.

지난번 비빔밥 망언을 한 구로다 가쓰히로는 토요타의 날개없는 추락을 우리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일본에서는 조용한데 한국이 과민반응한다" 고 또다시 태연한 척 거짓말을 해댔는데 구로다야말로 자신의 쓰라린 마음을 부여잡고 거짓말해대는 대표적인 공상적 허언증환자다. 공상적 허언증환자는 어떤 정신적 충격이나 열등감때문에 생겨나는 것인데 별볼일 없는 자신을 포장하고 자신의 위치를 더 높은 곳에 위치시키고 상대방을 속이며 만족감을 얻는데 구로다 가쓰히로는 일본에서도 "토요타 못믿겠다. 일본 제조업이 망했다" 며 난리치는 것을 감추고 추락하는 토요타가 끄덕없다는 것을 애써 강조하는 것이니 그의 속쓰림은 반드시 소화불량과 위장병을 일으키고 열등감을 더 깊게 할 것이다.

우리도 미디어를 장악한 권력과 대기업들이 쏟아내는 거짓말의 홍수 속에 산다. 하지만 우리의 전통도덕은 인격의 수양과 거짓말의 부도덕성을 가르쳐와서 결코 거짓말을 용인하고 묵인하지 않으며 거짓말하는 사람도 마음 속에 죄의식이 있다.

이건희가 훌륭한 기업인임에도 한국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그의 부도덕함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의 무사도에는 주인에 대한 충성과 처세술은 있을 뿐 도덕심은 없다. 오늘날 일본을 지배하는 "일본인은 태양족이다. 일본은 서양에 대항해서 동양을 지키기 위해 전쟁을 했다. 일본군은 절대 위안부 성노예를 강제동원하지 않았다. 일본의 식민통치가 한국의 발전을 도왔다. 일본의 천왕은 만세일계다. 일본은 한반도 남쪽을 지배했다. 독도는 일본땅이다. 일본군은 오키나와 자결을 명령하지 않았다" 는 거대한 거짓말들은 대부분 한국 미국과 관계가 있는데 알면서 거짓말을 묵인하는 대다수 일본인들이 토요타의 추락에 "그럴 줄 알았다" "역시나" 등의 반응을 보이는 것도 거짓말이 만연한 사회에 대한 실망때문이다.

일본에서는 큰 목소리의 부인과 변명은 있을지언정 깨끗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경우는 없다. 꼼짝없는 증거가 나오고 대다수가 인정하면 비로소 사죄하고 물러나며 심하면 자살한다. 이번에 토요타의 경우도 그렇다. 그래서 토요타의 추락은 거짓말이 만연하고 그 거짓말을 묵인하는 일본사회의 문제이고 일본인들의 정신적인 문제이지 결코 토요타의 품질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민당의 55년체제가 망한 것도 거짓말때문이고 정권을 잡은 민주당의 지지도가 추락하는 것도 하토야마와 오지와의 정치자금에 대한 거짓말과 민주당이 공약을 지키지 않는 실망감 때문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국화와 칼의 저자인 루스 베네딕트 : "일본은 수치심의 문화이며 자신의 거짓말이 탄로나지 않으면 일본인은 결코 수치를 느끼지 않는다" 는 말이나 일본에 페리쇼크라는 용어를 남긴 페리제독이 "일본인은 수치를 모르는 것이 이상하다" 는 발언을 음미해보면 일본인의 정신세계를 알 수 있다. 가장 결정적인 말은 초대 일본총영사인 타운젠트 해리스가 "일본인은 말에 맞장구치거나 묵인하면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에겐 단호한 말과 강압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고 한 것이니 이 얼마나 얄밉게도 일본인들을 속속들이 들여다 본 것인가?

일본이 국제사회나 국내에서 당면한 문제는 거짓말로부터의 신뢰회복이고 토요타의 회생여부도 마찬가지다. 토요타는 새빨간 거짓말을 인정하고 전체 경영진이 무릎꿇고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사죄하고 철저하게 무상수리 해주고 사고피해자에게 보상하지 않는 한 무너진 공들여 쌓은 신뢰의 탑을 다시 회복하기 힘들다. 그러나 그들은 공상적허언증 환자이니 그럴 가능성은 적어 토요타의 몰락은 거의 기정사실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서 "나도 매일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을 하고 나면 기분이 좋다"고 고백했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없다는 이세상 어디나 거짓말이 존재하고 나도 매일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일본처럼 거짓말에 수치감이 없고 거짓말을 용인하고면서도 속으로는 비웃고 코웃음치지만 바로 지적하지 않을 떄 문제가 커진다. 여자에게 이쁘다고 말해주는 선의의 거짓말은 사람을 즐겁게도 하는데 토요타의 거짓말은 세계1위 기업으로써의 품위를 지키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하려다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으니 죄질이 나쁘다.

토요타 아리쓰네 : 한국인은 솔직하고 성급하여 스파이로 적절치 않다. 일본인은 세계에서 가장 스파이에 적합한 민족이다. 모모에 타타시 : 한국인은 솔직하고 조급하여 치밀한 일본인에게 백전 백패다.

과연 그럴까? 나는 저런 말들이 정보통신이 발달한 지금도 통한다고 생각치 않으며 항상 조심하고 경계하면 거짓말 잘하는 민족과 솔직한 민족의 승패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부도덕한 나라이므로 오히려 상대방이 솔직한 것을 선호하는 나라이고 거짓말하는 자에게 냉정한 국민들이다. 그래서 일본이 "토요타 사태에 미국이 정치적으로 접근한다"고 말하는 것도 미국사회의 속성을 모르는 어리석은 말이어서 더 반발만 살 것이 분명하고 일본이 이런 미국의 속성을 모르면 영원한 미국의 종속국가가 된다. 이세상 완벽한 품질은 존재하지 않건만 토요타는 "품질에서 세계1위" 라는 스스로 판 공상적 허언증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토요타의 거짓말은 어디에 속할까? 새빨간 거짓말, 뻔뻔스러운 거짓말, 속 보이는 거짓말, 철 없는 거짓말, 터무니없는 거짓말, 완전한 거짓말, 그럴듯한 거짓말, 서투른 거짓말, 앞뒤를 잰 거짓말, 믿을 수 없는 거짓말, 천연덕스런 거짓말, 멀쩡한 거짓말, 순간적 거짓말, 습관적 거짓말, 병적인 거짓말, 고의적 거짓말..... 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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