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추정 시즈오카 무연고 유골 94위
3월 10일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 안장
3월 10일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 안장
한ㆍ일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도 일본 내 조선인 무연고 유골을 돌보며 유족 찾기에 힘써온 재일교포 단체들의 노력이 50여 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일본 시즈오카(靜岡)시 시미즈(淸水)구의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지부와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분회로 구성된 `조선인 무연고 유골 봉환추진위원회'는 이 지역 조선인 유골 안치당에 있는 무연고 유골 94위를 3월10일 봉환한다고 28일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한국으로 봉환하는 유골은 일제 강점기에 강제 동원됐거나 일자리를 찾아 일본에 건너갔다가 사망한 민간인들의 것이다.
시미즈 근방으로 끌려가 토목 공사와 선내 하역 등에 동원된 조선인 노무자는 1930년대 400∼600명이었으나 태평양 전쟁이 한창일 때는 2천∼3천명에 달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봉환을 앞둔 유골 94위는 합장된 무명 유골 76위와 이름은 있지만 연고가 없는 납골 유골 18위로, 이 중 2위는 어렵사리 신원과 한국 본적지를 밝혀냈으나 친ㆍ인척을 찾지 못했다고 위원회는 전했다.
이들 유골의 존재는 시미즈 키타야베(北矢部)에 있던 사찰 도까이지의 주지가 1950년부터 인근 사찰 34곳에서 무연고 조선인 유골을 발굴, 보관해오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드러났다.
이 절이 1956년 문을 닫자 조총련 분회가 당국에 진정해 납골당을 만들어 유골을 옮겼고, 이후 민단 지부와 조총련 분회는 이 지역 행정기관과 시민 유지의 도움을 받아 납골당을 관리하면서 매년 합동위령제를 지내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유족 등 유골의 연고를 찾으려 힘썼으나 신원 정보가 거의 남아있지 않아 '망향의 동산'에 안장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2008년부터 위원회를 구성해 봉환을 추진해왔다.
위원회는 이번 봉환으로 `이역만리 남의 땅 남의 나라에서 억울하게 희생돼 무주 고혼이 된 당신들이여. 당신들의 백골도 영혼도 주인이 있고 조국이 있다. 멀지 않은 장래에 당신들을 데리러 올 그날까지 편안하게 고이 잠드시지요'라고 현지 납골당에 새겨진 비문의 내용이 현실화됐다고 설명했다. 정인모 위원장은 "아직 일본에는 조국에 돌아가지 못한 수천의 영혼이 안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다음달 10일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봉환식을 연다. (서울=연합뉴스)
위원회는 이번 봉환으로 `이역만리 남의 땅 남의 나라에서 억울하게 희생돼 무주 고혼이 된 당신들이여. 당신들의 백골도 영혼도 주인이 있고 조국이 있다. 멀지 않은 장래에 당신들을 데리러 올 그날까지 편안하게 고이 잠드시지요'라고 현지 납골당에 새겨진 비문의 내용이 현실화됐다고 설명했다. 정인모 위원장은 "아직 일본에는 조국에 돌아가지 못한 수천의 영혼이 안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다음달 10일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봉환식을 연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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