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당 지지율 추이
집권 민주당 실책에도 당 지지율 정체 지속
당내 인사들, 총재퇴진 요구에 탈당 발언도
당내 인사들, 총재퇴진 요구에 탈당 발언도
지난해 8월 중의원 선거에서 전체 480석 중 119석을 얻는 데 그쳐 만년 집권당에서 소수 야당으로 전락한 일본 자민당이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지리멸렬한 당 지지율에 책임을 물어 다니가키 사다카즈 총재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는 당내 인사들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탈당해 신당을 창당할 뜻마저 내비치고 있다.
‘다니가키 총재 밀어내기’의 전면에 나선 인물은 10선의 중진인 요사노 가오루 전 재무상이다. 그는 7일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에 출연해 신당 결성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거기까지 이야기가 진척되지는 않았지만, 민주당을 대신할 선택지가 있는지 모두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이를 탈당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앞서 월간 <문예춘추> 4월호에 쓴 기고에서 다니가키 총재가 정국 대처를 잘못하고 있다며 사임을 요구한 바 있다.
총무상을 지낸 스가 요시히데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요사노가 정치 생명을 걸고 얘기하고 있다”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8일 전했다.
또다른 핵심 인물은 마스조에 요이치 전 후생노동상이다. 지난 1일 “자민당 안의 양식 있는 정치가라면 총재부터 끌어내리는 방향으로 움직일지 모른다”고 말해 다니가키 흔들기에 나선 그는 “5월까지 주요 당직에 대한 인사를 해야 한다”고 당에 요구했다.
자민당의 내홍은 민주당의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의 정치자금 의혹 등으로 민주당과 하토야마 내각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데도 자민당의 지지율이 좀체 오르지 않고 있는 탓이 크다. <요미우리신문>이 5~7일 실시해 8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때 50%를 넘던 민주당 지지율은 30%까지 추락했으나 자민당 지지율은 10%대 후반에서 소폭 회복했을 뿐 여전히 20%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다니가키 총재 쪽은 총재 사퇴 및 당직 인사 요구를 일축하고 있으나 내홍을 잠재울 뾰족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가와사키 지로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총재 사퇴 요구 인사들이) 뒤에서 총을 쏘고 있다”고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당직 인사는 “시기가 아니다”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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