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나일본부설은 지난 4세기부터 6세기까지 일본의 야마토 정권의 일부 세력이 한반도 남부에 진출하여 지배했다는 주장인데 일본 우익들이 만든 왜곡 역사교과서에도 기술돼 있습니다.
그런데 한일역사 공동연구위원회에서 "일본의 일부 세력이 한반도에서 활동했을 순 있지만 임나일본부라는 공식 본부를 설치해 지배했다고 볼 수 없다"는데 합의했다니 사필귀정이지만 100년 넘게 일본이 주장해온 것을 뒤집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성과입니다.
일본이라는 말은 위지동이전 등 중국의 사서에 나오는 말이고 일본에서 문자가 생겨나 고사기와 일본서기가 만들어진 것이 8세기 초인데 그보다 몇백년 전에 임나일본부라는 공식명칭이 있었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더구나 히데요시가 임진왜란을 일으켰을 때도 일본이라는 나라는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임나일본부라는 것은 일본의 국학자들이 만들어낸 기막힌 역사의 사기극이라는 것이 명역관화합니다.
260여년을 지속한 일본의 에도막부는 <승자의 법칙>을 쓴 아이다 유지의 표현처럼 일본백성들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고 후쿠자와 유키치가 탈아론에서 "반드시 타도해야할 거대한 벽"이라고 했던 것처럼 당시의 일본인들을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착취하던 악의 축이며 오가작통법으로 자신이 태어난 마을을 절대로 벗어나지 못하게 백성들을 옥죄었습니다.
메이지유신으로 에도막부를 타도하고 조선을 침략한 일본은 조선을 식민통치하기 위해서 일본인들을 이주시키려했지만 평생 자기마을을 벗어나지 못햇던 대다수의 일본인들은 미지의 세계인 조선으로 이주하는 것을 극도로 꺼려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낸 논리가 "조선은 중국의 속국으로 미개국가이고 일본보다 낙후되었다. 조선의 문화는 지저분하며 조선은 반드시 일본이 깨우쳐야하는 나라"라는 것입니다. 1892년 출간된 하야시 다이스케의 <조선사>와 <조선근세사>는 이런 주장의 시작입니다.
이후 쓰네야 세이후쿠의 <조선개화사> 등 수많은 조선역사서가 출판되며 조선이 자주정신이 결여 되어있고 외세의존성을 가진 것은 한사군 임나일본부 수당의 침입 몽골침략 등 역사적 경험 때문이라고 주장했고 특히 조선의 당쟁에 주목하여 당쟁으로 조선이 내부붕괴되었다는 논리를 만들어냅니다.
"조선에 가는 것은 아주 쉽다. 50원으로 부산에 도착할 수 있다... 겨우 미국에 가는 비용으로 미국에서 웨이터나 쿡이 되고 양키 마누라에게 기분나쁜 욕을 듣고 농사나 지으며 사탕수수밭에서 야숙하고 철도노동자가되어 화자에서 자는 것을 하지 않아도 된다..... 조선내지에서는 조선인을 좌우에 두고 자유롭게 사역하고 자기는 주인공이 되고 독립된 사업을 경영할 수 있다." <조선 이주를 장려하는 안내문>
우리가 알고있는 당쟁과 외세의존 등 조선이 망할 나라라는 논리가 일본인에 의해 만들어진 식민사관이라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합니다. 일본인들은 이런 서적에 의해서 비천한 자신들보다 못한 나라가 있다는 사실에 열광하고 으스대며 건너와 조선인 위에 군림했습니다.
영국이 단지 2500명으로 인도를 통치했고 프랑스가 20000여명의 군대로 베트남을 식민통치 한 사실을 보면 무려 80만명 이상이 조선에 건너온 일본인들이 얼마나 조선민중과 조선땅의 피를 빨아먹고도 살과 뼈까지 발라먹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바탕 위에서 조선과 한반도의 문화와 역사를 일본과 일본보다 열등하여 일본이 통치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로 가공으로 만들어진 임나일본부 설을 일본역사학계가 스스로 포기한 것은 우리 역사학계의 위대한 승리입니다.
한·일 학자들은 또 조선을 침략했던 왜구에 조선인이 포함됐다는 일본측 교과서 기술내용도 사실이 아니라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http://blog.hani.co.kr/chris/28758 을 참조하시면 왜구의 정체를 좀더 자세히 알 수 있는데 왜구들을 수치로 알고있는 일본은 왜구의 정체도 물타기를 시도했지만 왜구는 대마도인과 일본인이라는 것을 확인한 셈입니다.
하지만 을사늑약, 조선 강제합병 등 첨예한 사안에 대해선 양국의 학자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독도문제와 보상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인듯한데 우리 역사학계는 더욱 분발하여 조선강제합병의 부당성과 불법성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일본 역사학자들이 임나일본부설을 공식적으로 폐기했지만 일본우익과 민주당정권은 결코 일본의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폐기하지는 않을 것이니 이제 우리가 할일은 일본의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폐기하도록 힘을 모으는 일입니다.
임나일본부를 설치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야마토국의 위치가 규슈지방인지 긴키지방인지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일본역사의 3대 미스터리로 고의적으로 남겨 놓은 일본은 야마토국이 실존한 나라인지 실존했다면 그 위치나 먼저 밝히는 것이 옳은 듯합니다.
임나일본부처럼 역사를 왜곡하고 이웃을 침략하고 학살과 흡혈귀같은 약탈에 대한 반성이 없는 일본의 몰락은 디플레의 장기화와 세계1등의 국가부채라는 경제적 측면에서 뿐만이 아니라 남의 나라를 침략하려는 정신적인 왜소성과 이지메와 억압적인 매뉴얼로 승자만이 독식하는 희망없는 사회분위기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저의 믿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2007년 5월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결의안이 미국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할 때 일본이 보여준 대규모 로비와 토요타의 대량리콜 사태에서 밝혀진 것처럼 외무성보다 더많은 돈을 쓰는 엄청난 로비에서 보듯이 엉터리 주장을 일삼는 일본을 보는 미국의 시각은 점점 좋지 못합니다.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미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습니다. 국제시장에서 일본기업이 몰락하고 일본상품이 팔리지 않는 것은 이렇듯 세계에서 일본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된 것에도 큰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전쟁범죄에 대한 반성이 없고 국제사회가 반대하는 고래사냥을 계속하고 참치의 남획으로 참치의 씨를 말리며 자국 논리만을 주장하는 일본의 몰락은 폐쇄성과 내부모순으로 시작되어 미국 중국 호주 유럽 등 선진 국제사회의 외면으로 더욱 가속화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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