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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블로그] 자위대의 반격?

등록 2010-03-26 15:37

작년에 있었던 총선거에서 이미 부패하고 무기력해진 자민당을 누르고 54년만에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 일본에서는 이 부문, 저 부문에서 이른바 `수구의 반격`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전 부터 일본 민주당은 논객들의 정당으로 알려져 사실, 변호사, 학자 출신의 의원이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어떤 정책 결정에서도 난상 토론이 자주 벌어지고 결정에 이르기 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전까지의 자민당도 정책 결정에 시간이 걸렸습니다만, 그것은 `이권단체`들과의 조정과 교섭에 시간이 걸린 것이었죠. 일본 민주당이 토론이 길어지고, 또한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물어 결정을 하고 하는 모습을 보이다 보니 자민당식 밀어부치기에 익숙해진 구세대들은 민주당이 `무르다`는 말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아주 `위험한`일이 일어났습니다. 육상 자위대의 어느 연대장이 2월에 있었던 주일 아메리카군과 일본 자위대의 공동 훈련 개시식(式)에서 「동맹이라는 것은 (하토야마 총리처럼) 말만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며, 더욱 아메리카와 밀착(?)해야 한다는 내용의 훈시를 하며, 현 정권의 아시아 중시 입장과 더불어 아메리카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려고 하는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기타자와(北澤) 방위성 대신은 문서로 `주의 처분`을 했지요. 이 일이 있고나서, 다른 부대의 육상자위대의 중대장이 방위성 부대신(차관), 방위성 정무관에게 그 연대장에 대한 처분을 비판하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 내용은「연대장의 발언은 당연하다」,「나도 부대에서 같은 말을 하고 있다」등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다른 부대의 중대장 한 사람도 부대 훈시에서「그 연대장의 발언은 틀리지 않는다」 「하토야마(鳩山) 총리는 엉망이다」등의 말을 했다고 합니다. 한 나라의 군인이, 그것도 연대장의 직책에 있는 사람이 외국군과 공동 훈련을 하며 자국 수상을 비판하고 그 외국에 아부성 내용의 훈시를 하는것도 한심한 일입니다만, 그 결과로 처분을 받은 연대장에 대해 대위 계급에 있는 군인이 방위성 차관등에게 `메일`로 `항의`하는 문서를 보낸 다는 것에 대해서는 벌어진 입이 다물어 지지를 않았습니다.

일반 자위대원은 별도로 하고, 방위대학을 졸업한 간부 자위대원들의 많은 숫자가 그 집안도 전직 군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그 부모나 조부모는 이른바 `영광스러운 황군` 출신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지난 50여년 간 이어진 자민당 정권 또한 그 뿌리와 줄기는 `전범` 출신들이었고요. 그러다보니 서로간에 호흡이 잘 맞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권교체가 이루어지고 일본에 있어서 이른바 `민주화정권` 이라고 볼 수 있는 정권이 들어서자 수구 세력의 입장에서는 불평불만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발언등의 발단이 된 오키나와의 후텐마 아메리카군 기지 이전 문제입니다만, 현 정권은 이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 바깥 또는 일본 국외로 이전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것에 대해 아메리카는 당연히 반대를 하고 있고, 수구 세력 또한 입에 거품을 물고 반대하고 있지요.


하지만 일본 입장에서는 태평양 전쟁에서 유일하게 직접 참화를 겪었고, 패전후에도 기지에 억눌려 살아온 오키나와 사람들에 대한 배려의 문제도 있고, 또하나는 새로이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외교적 배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수구 세력들은 그 반대의 이유로, `아메리카와의 안보조약이 있는데 그들의 심기를 거슬리게 된다.` `북조선이나 중국이 침략해 오면 어쩔것인가` 등등의 의미불명인 말들을 늘어 놓고 있습니다.

얼마전 한국에서 온, 전 통일부 장관 이라는 분도 자신은 오키나와 기지 이전을 반대한다고 말하며 `북괴의 오판을 불러올 수 있다` 라고 해, 대부분이 `일본 민주당`의원들인 자리에서 발언해 분위기를 썰렁하게 했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보며 저는 이전 정권 시절 좌파,빨갱이정권이라고 매도하며 한미 동맹 강화를 부르짖으며, 시청앞 광장에서 성조기를 흔들던 분들이 떠올랐습니다. 아메리카와의 동맹강화를 외치며 아메리카군 앞에서 자국 수상을 비판하는 일본의 영관급 장교, 그 장교을 옹호하는 메일 따위를 방위성 차관에게 날리는 대위나, 불쑈, 할복쑈, 성조기를 좋아하는 한국의 무슨 연합이나 자칭 보수,,,,, 이분들이 건재(?) 하는 한, 동북아의 평화와 협력은 `저 멀리 불길 넘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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