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진작 도움 기대…GDP 최고 0.3% 증가 효과
“9000억엔(약 11조원)의 현금이 소비시장에 풀리고, 150만명의 주주가 새로 생긴다.”
일본 2위의 생명보험회사인 다이이치생명(제일생명)의 4월1일 상장에 일본 경제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비재 기업들은 다이이치생명의 계약자들에게 풀리는 9000억엔의 현금이 판매 확대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새로 생겨나는 150만명의 주주를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다이이치생명은 창업한 지 108년 된 상호회사로, 유배당 보험 가입자들이 주인인 회사다. 이를 주식회사로 전환해 상장하는 것은 시장 경쟁에 본격 뛰어들기 위해서다. 상호회사는 보험업법상 보험료가 싼 무배당 보험상품의 판매에 규제를 받는 까닭에 이를 피하려는 것이다. 또 상장을 통해 영업확대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려는 뜻도 있다.
주당 14만엔씩 모두 1000만주가 발행되는 다이이치생명의 이번 상장 규모는 1조4000억엔에 이른다. 이는 지난 1987년2월 엔티티(NTT)와 1998년10월 엔티티도코모에 이어 일본에서는 세번째 규모다.
유배당 계약자 738만명 가운데 1주 이상 주식을 배당받는 사람은 306만명이다. 이 가운데 150만명은 주식을 받기로 했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계산해 받기로 했다. 배당되는 주식이 1주에 미달하는 계약자 432만여명에게도 2700억엔이 돌아간다. 다이이치 생명은 상장이 끝나면 주주들에게 주당 1000엔씩 특별배당을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금으로 풀리는 돈만 9000억엔에 이른다.
이 돈은 다수의 소액주주들에게 조금씩 돌아가는 까닭에, 오는 6월 처음 지급되는 ‘어린이 수당’(중학 졸업 이전의 어린이 한 명당 월 1만3000엔)과 함께 소비 진작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계약자들에게 지급되는 현금이 모두 소비에 쓰일 경우 이론적으로는 일본 국내총생산이 0.1~0.3%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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