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비리에 일 공안위원장 만나
워싱턴 방문길에 일본 정부의 요청으로 도쿄에 들른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가 5일 나카이 히로시 일본 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담당상을 만났다. 황씨는 이날 밤 납치피해자 가족들과도 만났으나, 얼굴을 전혀 내비치지 않는 비공개 행보를 이어갔다. 황씨는 8일까지 일본에 머물며 일본 의회 인사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산케이신문>은 5일 인터넷판 기사에서 황씨가 이날 오후 도쿄 시내 모처의 숙소에서 나카이 공안위원장을 1시간가량 만났다고 전했다. 나카이 공안위원장은 “북한 정세와 납치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만 말하고,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황씨는 지난 4일 오후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비행기 탑승구에 직접 연결한 특별버스로 옮겨타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일본 정부는 황씨의 신변안전을 고려해 방일 기간 동안 황씨의 일정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이 황씨의 일정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대한항공기 폭파범 김현희씨의 방일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나카이 공안위원장이 납치 문제와 관련한 정보를 얻기 위해 황씨를 초청했지만, 황씨로부터 추가 정보를 얻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도했다. 황씨는 지난달 말 워싱턴 강연에서 “북한이 일본인을 납치해 통역교육 등에 쓰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면서도 “(납치를) 큰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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