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조선고급학교 럭비부가 지난해 12월30일 전국 고교 럭비대회 예선전 때 니가타공업고등학교와의 경기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오사카조선고급학교 누리집
오사카조선학교 전국대회 첫 준우승…재정부족·열악한 환경서 운동
지난 1월 전국 고교 럭비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화제를 일으켰던 오사카 조선고급학교(오사카조고)가 이번에는 전국대회 준우승을 일궈냈다. 올해 들어 고교 무상화에서 민족학교를 배제하려는 차별 움직임이 있던 터라 이들의 투혼은 더욱 빛이 났다.
오사카조고는 7일 일본 사이타마현 구마가야 럭비 경기장에서 열린 제11회 전국 고교 럭비 선발대회 결승에서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노리는 강팀 히가시후쿠오카 고교와 맞붙었다. 전반에는 17 대 10으로 앞서며 최초의 전국대회 우승을 손에 거머쥐는 듯했으나, 후반 경기 종료 직전 24 대 24에서 트라이를 허용해 31 대 24로 아깝게 졌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이 대회는 각 지역에서 이전 성적 등을 기반으로 추천을 받은 강팀들만 겨루는 대회다.
오사카조고의 운동 환경은 다른 일본 고교에 비해 열악한 편이다. 다른 고교 럭비 강팀들은 우수한 중학교 선수들을 경쟁적으로 스카우트하지만, 오사카조고는 다른 민족학교들과 마찬가지로 재정이 넉넉하지 않아 그럴 여력이 없다. 그야말로 학교에 들어온 ‘동네친구’들이 뭉쳐 끌고나가는 운동부인 셈이지만, 오사카조고는 럭비·축구 등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오사카조고는 지난 3년간 히가시오사카시로부터 학교 운동장의 4분의 1을 명도하라는 소송에 시달리기도 했다. 다행히 최근 시와 화해하고 운동장 터를 1억4600만엔에 매입하기로 했지만,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 오사카조고는 이런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도 올해 1월 일본 내 800여 팀이 참여하는 대규모 대회인 전국 고교 럭비대회에서 3위를 하는 파란을 일으킨 데 이어 이번에는 결승까지 올랐다. 오사카조고 오영길 감독은 “민족학교가 전국대회 단체경기에서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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