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지속 탓 부모가 주는 용돈 1990년의 절반
“장학금 좀 더 주세요.”
일본 대학생들이 학교 당국을 향해 아우성을 치고 있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부모한테 송금받는 돈이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후쿠오카시의 규슈대학은 지난 1월 전체 재학생의 열 중 한 명 꼴인 1000명에게 한 사람당 10만엔씩을 일시금으로 나눠줬다. 수업료 감면을 요구하는 학생이 너무 많아, 정규 장학금을 못 주는 학생들에게 지급한 보조금이다. 과거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일부에 그쳤으나, 지금은 대부분의 학생이 식비마저 극도로 절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아는 까닭에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도쿄사립대학교직원조합연합이 지난해 여름 수도권 지역 18개 대학 신입생 4800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우편 설문조사를 해 최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집을 떠나 하숙을 하는 학생이 부모한테 송금받는 돈은 월평균 9만3200엔이었다. 이는 1994년의 12만4900엔보다 25.4%나 줄어든 것으로, 조사를 시작한 1986년 이후 가장 적었다.
송금받은 돈에서 집세를 빼고 나면, 식비와 교통비 등에 쓸 수 있는 돈은 하루에 1123엔(약 1만3000원) 꼴이다. 이는 최고치였던 1990년의 하루 2460엔의 절반도 되지 않는 돈이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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