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이현 몬주 발전소 전경.
고속증식로 ‘몬주’ 재가동
‘한번 사용한 핵연료로부터 플루토늄을 추출해, 잘 연소되지 않는 우라늄238과 함께 핵발전 연료로 쓴다. 그러면 사용후 핵연료에서는 플루토늄이 투입분의 1.2배로 불어난다.’ 사용한 것 이상으로 새 연료를 만들어내는 까닭에 ‘꿈의 원자로’라고도 불리는 고속증식로 이야기다. 일본 원자력연구개발기구가 후쿠이현 쓰루가시에 세운 출력 28만kw의 ‘몬주’가 바로 그것이다. 1995년12월 시험가동중에 일어난 냉각제 나트륨 유출사고로 지금껏 가동을 중단해온 몬주가 내달초 14년5개월만에 재가동에 들어간다. 일본 언론들은 후쿠이현과 문부과학성, 경제산업성의 수장들이 26일 몬주 재가동을 최종 승인했다고 27일 전했다. 핵연료가 되는 우라늄을 연간 9000t가량 해외에서 수입하는 일본은 고속증식로를 핵연료 재처리의 핵심 기술로 여기고 있다. 국내 원자력 발전에 모두 고속증식로를 활용할 경우 우라늄이 고갈된다고 해도 반영구적으로 에너지를 자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00년 뒤’에 쓸 기술이란 얘기도 나온다. 고속증식로 기술은 석유파동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영국, 프랑스 등이 연구에 뛰어들었으나 비용 등의 문제로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원유가격이 다시 급등하면서 프랑스, 인도, 중국 등도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몬주의 재가동이 각국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순조롭게 발전이 이뤄지면 일본의 첨단기술력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 되고, 원자력발전 시장에서 경쟁력 향상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물론 몬주는 아직 시험설비일 뿐이다. 시험가동에 이어 내년 봄부터 발전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일본은 2050년에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당장은 탈없이 가동되느냐가 관심이다. <요미우리신문>은 “현재 몬주에서 일하는 기술자 260명 가운데 첫 운전 당시의 인력은 50명에 불과하다”며 “충분히 숙련기술이 전해졌는지 염려가 크다”고 보도했다. 가동 비용도 문제다. 몬주는 가동을 멈추고 있을 때도 냉각재가 굳는 것을 막기 위한 난방비용 등으로 연 2000억엔(2조4000억원)이 들었다. 가동을 재개한 뒤에도 비슷하게 돈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한 뒤 이를 가공하는 공장은 2015년에야 조업을 시작하고, 폐기물 처리장은 아직 장소조차 정하지 못한 것도 넘어야할 벽이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