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아이리스〉
일본 지상파 채널 〈TBS〉에서 수요일 황금시간대에 방영되고 있는 한국 드라마 <아이리스>가 3회째부터 부진을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 한류를 부활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최강 드라마의 등장치곤 출발이 썩 좋지 못하다.
특집으로 구성된 1, 2회 시청률이 10.1%를 보이며 두자릿수로 시작한 <아이리스>는 이병헌의 브랜드와 거대 방송사의 탄탄한 홍보에도 불구하고 3회에는 8.8%로 떨어졌다.
일본 시청률 조사기관인 비디오리서치의 발표를 보면, <아이리스>는 동시간대인 오후 9시에 방영된 다른 프로그램들보다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TV아사히〉의 드라마 ‘임장’보다는 8.1%포인트나 낮고, 꼴찌인 〈TV도쿄〉의 영화 ‘죽음의 표적’보다 2.6%포인트 높을 뿐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일본서는 방영일과 시간대를 잘못 잡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한 연예전문 사진기자는 “대다수 일본인들은 일을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귀가해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수요일은 그런 피곤함이 절정에 이르는 날이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이리스>는 일본에서도 저작권 문제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서 방송할 당시 불거졌던 문제가 일본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드라마의 경우 평균 시청률이 15%를 넘어서면 ‘대박’으로 친다. 시청률이 10% 밑으로 떨어지면 ‘부진’으로 평가된다. 3회 방송 만에 한자릿수 시청률로 떨어진 <아이리스>로선 대박과 부진 사이에서 위기를 맞은 셈이다.
역전의 기회는 아직 있다. 일본에서 한류 드라마로 선풍을 일으킨 <겨울연가>는 방송 첫날 시청률이 9.2%에 그쳤다. 그러나 방송이 진행되면서 간토지방 평균 시청률이 14.4%로 오르더니, 최종회 시청률은 20.6%를 기록했다. 당시 <겨울연가>는 심야 시간대에 편성됐다.
〈TBS〉는 <아이리스> 키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어 더빙에 후지와라 다츠야, 구로키 메이사 등 일본에서 지명도가 가장 높은 이들을 투입했다. 〈TBS〉는 지금도 <아이리스>의 뒷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유강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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